| 한스경제(대전)=류정호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농구 슈팅 세리머니’로 상징되는 LG 스포츠단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가며 통합 우승에 1승만을 남겼다. 프로농구 창원 LG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이어 프로야구에서도 ‘가을의 기적’을 완성할 기세다.
LG 선수들은 2025시즌 안타를 치고 출루할 때마다 농구 슈팅 세리머니로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이는 같은 LG 스포츠단 소속인 창원 LG가 2024-2025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오른 데서 비롯된 세리머니다. 농구의 기운을 받아 야구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자는 뜻이 담겼다.
창원 LG는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하지 못했지만, 2024-2025시즌 마침내 숙원을 풀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팀이 차기 시즌 타이틀스폰서를 맡는 관행에 따라, LG전자는 2025-2026시즌 KBL 타이틀스폰서로서 농구단의 영광을 함께하고 있다.
이제 그 바통을 야구가 이어받고 있다. 2023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하며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달성했던 LG는, 2년 만에 다시 같은 자리에 다가섰다.
LG는 3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승제) 4차전에서 9회 초 6득점을 폭발시키며 7-4로 역전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앞서며 통합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겼다.
경기 초반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한화 쪽이었다. 한화 선발 라이언 와이스의 구위에 눌린 LG 타선은 7회까지 단 1점도 내지 못하며 무기력했다. 5회와 7회 두 차례 득점권 찬스에서도 병살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8회 2사에서 신민재의 2루타를 계기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와이스가 투구 수 115개를 넘기며 마운드를 내려가자, LG는 한화 불펜을 상대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현수가 김범수를 상대로 적시타를 때려 1점을 만회하며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그리고 9회 초, LG 타선은 폭발했다.
선두 오지환의 볼넷에 이어 박동원이 김서현의 가운데 몰린 직구를 받아쳐 중월 2점 홈런을 쏘았다. 3-4로 따라붙은 LG는 이후 박해민의 볼넷과 홍창기의 안타, 신민재의 내야 땅볼로 만든 2·3루 찬스에서 김현수가 다시 2타점 적시타를 날려 승부를 뒤집었다. 이어 문보경의 1타점 2루타와 오스틴 딘의 추가 적시타가 연속으로 터지며 7-4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LG는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전체 타선이 고르게 폭발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내내 부진했던 오스틴마저 19타석 만에 천금 같은 첫 안타를 때려내며 팀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한 해에 농구와 야구를 같은 기업이 모두 제패한 사례는 1998년 현대, 2006년 삼성, 2018년 SK뿐이었다. LG가 이번에 통합 우승을 확정하면, ‘야구·농구 동반 제패’의 네 번째 주인공이 된다.
1990년대 ‘신바람 야구’로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던 LG는 이제 다시 한번 제2의 전성기를 향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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