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AI 주도권 싸움
올해 삼성전자는 1분기 세계 D램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게 내주면서 위기론을 맞았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업에서 애플이 혁신에서 한발 뒤처진 사이 인공지능(AI)과 디자인으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며 반등에 성공했다. 애플은 14년째 회사를 이끄는 중인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교체설까지 휘말린 상태다.
3개 분기 연속 시장점유율 1위 차지한 삼성전자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9%로 애플(18%)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3개 분기 연속 1위 자리를 지켜낸 것으로, 지난 7월 갤럭시 Z 플립과 폴드 등 최고급 폰과 갤럭시 A 시리즈 등 보급형 모델을 연이어 내놓은 덕분으로 풀이된다. 애플의 경우 지난 9월 신제품 ‘아이폰 17’ 시리즈를 출시하며 판매는 호조이나 애플 인텔리전스(인공지능) 등이 특별한 혁신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반등은 모바일 사업부가 ‘원가절감’ 기조를 탈피하고 ‘차별화’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시작됐다. 특히 AI 기능과 디자인이 돋보이는데, 이를 기반으로 출시된 갤럭시 S25와 엣지, 폴드·플립7은 모두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젊은 층의 호응이 좋다는 점이 고무적인데, 한국갤럽이 7월 발표한 조사에 의하면 ‘사용 중인 스마트폰 브랜드가 무엇인가’란 질문에 18~29세의 40%가 ‘갤럭시’라고 답했다. 전년 동기(34%)보다 6%포인트 올랐다. 반면 아이폰은 같은 기간 64%에서 60%로 4%포인트 떨어졌다.
이처럼 2030세대가 갤럭시에 주목한 건 AI 기술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S24 시리즈부터 기기 자체적으로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AI’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확장했다. 구글과 협업해 생성형 AI 기능도 스마트폰에 통합했다. S25 시리즈에는 한 단계 진화한 AI가 적용되어 단순한 명령 수행을 넘어 사용자의 패턴을 학습해 먼저 제안까지 하는 ‘AI 비서’ 역할을 하게 됐다. 아이폰을 따돌릴 무기로 AI를 지목한 이러한 승부수가 통하며 새로운 수요층을 형성하게 되었다.
하반기 삼성전자는 두 번 접는 형태의 ‘트라이폴드폰’으로 기술 리더십을 이어갈 방침이다. 펼치면 태블릿에 버금가는 대화면을 제공하고, 접으면 기존 스마트폰 수준의 휴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트라이폴드폰은 중국 화웨이가 세계 최초 출시 기록을 가져갔지만 삼성전자는 완성도와 생산 능력, 사용자 경험 측면 등 차별점을 강조해 세계 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할 복안이다.
AI 혁신 뒤처진 애플의 위기
삼성전자가 다양한 시도를 하는 사이 애플은 후발주자로 밀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혁신’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했던 애플이 최근에는 삼성전자를 뒤쫓는 모양새를 보이면서다. 지난 9월 공개한 아이폰 17 시리즈의 경우 카메라 센서와 배터리 용량을 키우는 한편 단점으로 지적되던 냉각도 개선해 지속 성능을 높여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여전히 AI 도입에 대한 특별한 소식이 없어 시장 반응이 차갑다. 실제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애플은 ‘AI’를 딱 5번만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발표 내내 자사의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 개선 여부에 관해서는 거의 설명하지 않았다.
애플의 첫 폴더블폰 출시도 계속 연기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낳는 부분이다. 당초 내년 아이폰 18 시리즈와 함께 출시될 것으로 점쳐졌던 폴더블 아이폰은 현재 출시 시기가 2027년으로 밀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애플이 ‘주름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 힌지 부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완벽주의’를 고수하는 애플의 기조가 역설적으로 실망을 조차할 수 있다는 평가가 흘러나온다.
AI 전략 핵심인 진화한 AI 시리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애플은 내년 초 iOS 26.4에 포함해 새로운 시리를 선보일 계획이었으나 낙관적이지 않은 초기 내부 평가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자체 AI 시리 개발에 실패하고 결국 구글 제미나이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공지능 기술의 부진 속에 사업 전반을 재편해야 한다는 압박이 나오며 팀 쿡 CEO의 교체까지 결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안정 지향적인 쿡 CEO의 성향이 AI 시대에 애플을 침체에 빠뜨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서다. 보수적인 경영 방식을 버리고 대규모 인수나 인재 영입에 나설 것을 투자자들이 요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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