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기업 백서] 'ESG SAP' 꿈꾸는 글래스돔, 독주 위한 3가지 과제(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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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기업 백서] 'ESG SAP' 꿈꾸는 글래스돔, 독주 위한 3가지 과제(下)

한스경제 2025-10-31 07: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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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패권 전쟁이 심화하며 글로벌 혁신기업 육성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국내 산업 혁신 동력을 책임지는 중견·중소·스타트업·벤처기업은 한국 산업의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요소다. 불확실성이 팽배한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국내 산업 혁신 지표를 형성하고 경제 역동성 엔진 역할을 하는 국내 기업들의 성장 과정과 리스크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함진기 대표는 글래스돔을 'ESG 시대의 SAP'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궁극적 비전을 갖고 있다. 글래스돔은 탄소 데이터 관리에 있어 국제적 표준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명확히 하고 있다./글래스돔
함진기 대표는 글래스돔을 'ESG 시대의 SAP'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궁극적 비전을 갖고 있다. 글래스돔은 탄소 데이터 관리에 있어 국제적 표준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명확히 하고 있다./글래스돔

| 한스경제=김종효 기자 | 한국을 넘어 세계적 표준 인프라를 제시하는 탄소배출 데이터관리 솔루션 기업 글래스돔은 '지속가능성을 현실로(Making Sustainability Real)'라는 슬로건 아래 모든 제조업체가 더 지속 가능하고 풍요로운 미래를 구축하도록 돕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글래스돔의 핵심 가치는 탄소 데이터를 통해 사람, 산업,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연결하는 것에 집중돼 있다.

함진기 글래스돔 대표의 경영철학은 규제 리스크를 회피하는 수동적인 대응이 아니라 데이터를 통한 능동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을 강조한다. 함 대표는 "탄소발자국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역설하며 데이터 기반 솔루션만이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 강화와 지속가능경영 생태계 조성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런 비전 제시는 변혁적 리더십의 중요한 특징인 목적 공유와 혁신 중시라는 개념과 맞닿아 있으며 복잡한 규제 시장에서 구성원들의 명확한 목표 의식을 고취시킨다.

특이한 점은 글래스돔이 본질적으로 B2B(기업 간 거래)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와 유사한 접근 방식을 구사한다는 점이다. 

이는 복잡하고 기술적인 탄소 데이터 관리 솔루션을 사용자 친화적이고 직관적인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제공하려는 노력으로 연결된다. 그 결과 IT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 협력사들도 쉽게 솔루션을 도입하고 활용할 수 있게 돼 글래스돔이 목표로 하는 공급망 전체의 데이터 수집 성공률을 높이는 구조적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투자 혹한기에도 불구하고 글래스돔은 기술력과 시장 선점 잠재력을 인정받아 성공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유치했다. 2023년 5월까지 시리즈A 단계에서 총 860만달러(113억원)를 조달했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SK의 후속 투자까지 이끌어내는 등 현재까지 누적 2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주요 투자자로는 사제파트너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두나무앤파트너스, 롯데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초기 재무적 투자자(FI)였던 사제파트너스로부터는 단순 자금 조달을 넘어 대기업 연결 및 사업 네트워크 지원을 받는 등 투자를 전략적 협력(SI 역할)으로 확장해 활용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글래스돔의 재무 전략은 단기적 자금 유치에 의존하기보다 매출 기반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전략에 집중돼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연 구독형 SaaS 시스템이다. 글로벌 규제 대응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솔루션 도입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글래스돔에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구독형 매출 기반을 제공한다.

이런 안정적인 수익 모델과 규제 시장 선점 효과 덕분에 글래스돔은 2026년 상반기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단기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글래스돔의 주요 성장 마일스톤 및 재무 목표 (2025년 기준)
글래스돔의 주요 성장 마일스톤 및 재무 목표 (2025년 기준)

글래스돔의 궁극적 비전은 탄소 솔루션 기업을 넘는 것이다.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장에 SAP이 있듯이 ESG 시대에는 글래스돔이 있어야 한다는 'ESG 시대의 SAP'이 되는 것이다. 탄소 데이터 관리에 있어 국제적 표준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이런 비전은 현실적 시장 확장 요인에 의해 뒷받침된다. 단기 목표인 2026년 상반기 BEP 달성 이후 글래스돔은 3~4년 내 상장(IPO)을 목표로 하며 몸값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글래스돔의 가장 큰 성장 모멘텀은 글로벌 규제의 복잡성과 확산 속도에 있다. 현재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규제는 철강, 알루미늄 등 특정 품목에 집중돼 있지만 2026년 배터리법 도입에 이어 2027년에는 디지털 제품 여권(DPP)이 도입될 예정이다. DPP는 배터리 외에도 사실상 유럽에 수출하는 모든 제품에 대해 제품의 생산, 이용, 폐기 등 전주기 정보를 디지털로 기록하고 공유할 것을 요구한다.

규제가 까다로워질수록 자체적으로 복잡한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할 여력이 없는 대다수 기업의 규제 아웃소싱 즉 글래스돔의 SaaS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DPP는 글래스돔의 핵심 솔루션인 제품 전 생애주기 탄소발자국 관리 기술을 기반으로 하므로 글래스돔의 장악력이 폭발적으로 확장될 수 있다. 글래스돔은 이미 유럽의 배터리 규제 및 DPP 대응 솔루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함진기 대표가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2기 위원으로 위촉된 것은 이런 성장의 공신력을 더하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글래스돔이 정부 정책 및 표준 수립 과정에 깊숙이 관여하며 국내외 공신력을 강화하는 발판이 된다는 분석이다.

글래스돔이 'ESG SAP'이라는 궁극적 비전을 달성하고 시장 독주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경쟁력·적응력·안정성이라는 3가지 과제 해결이 필수적이다.

우선 글로벌 IT 공룡과의 경쟁 압력을 견뎌내야 한다. 글래스돔은 현재 SK C&C와 같은 국내 대형 IT 서비스 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지만 글로벌 산업 자동화 기업들은 글래스돔의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실제 글래스돔은 유럽 법인 설립을 통해 지멘스와 관계를 형성하고 있지만 지멘스가 결국 자본력과 기존 고객 기반을 활용해 유사하거나 더욱 포괄적인 공급망 솔루션을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도 나온다.

또한 글래스돔이 자체적인 '하이브리드 측정 기술'과 '데이터 주권 보호 구조'라는 해자(Moat)를 확보했지만 이 기술적 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규제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 부담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완전히 개화하기 전에 표준 플랫폼의 지위를 선점하지 못한다면 후발주자에게 시장을 잠식당할 리스크가 상존한다.

규제 표준의 빠른 변화에 대한 적응력도 숙제다. EU 환경 규정은 시행 초기 단계에 있으며 CBAM, 배터리법, DPP 등 규정들은 실시간으로 변화하고 업데이트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자동차 산업의 카테나X(Catena-X)와 같은 국제 통신 프로토콜과의 호환성도 완벽하게 유지해야 한다.

글래스돔은 유럽 뮌헨에 법인을 두고 규제의 최전선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다만 이런 규제 표준의 변동성이 클 경우 솔루션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국제 표준 준수 검증을 반복적으로 받아야 하는 기술적, 운영적 부담이 막대하다. 글로벌 본사 체제 전환이 오히려 현지 시장의 민첩한 대응 속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지 않도록 긴밀한 협력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장기 목표인 IPO(3~4년 내)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기 목표인 2026년 상반기 BEP 달성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 SaaS 구독 고객 수를 공격적으로 늘려야 하며 특히 유럽, 일본, 베트남 등 해외 매출 비중을 높여 글로벌 성장 스토리를 입증해야 한다.

탄소 데이터 관리 플랫폼은 초기 구축 비용이 높아 일단 도입하면 고객 이탈률이 낮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규모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영업 및 마케팅 비용 증가 또한 예상된다. 글래스돔은 매출 기반 성장을 최우선으로 두는 만큼 공격적인 시장 선점과 수익성 확보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글래스돔은 글로벌 환경 규제의 파도 속에서 K-제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데이터 인프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협력사 데이터 주권 보호와 하이브리드 측정이라는 독창적인 기술 전략은 대기업의 스코프 3 규제 리스크를 해소하고 중소기업의 규제 대응 부담을 덜어주는 '가치 사슬 최적화'의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글로벌 본사 체제 전환과 LRQA 검증 획득은 글래스돔이 이미 규제 대응 솔루션 분야의 글로벌 표준을 주도할 위치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업계 전문가는 “앞으로 글래스돔의 성장 잠재력은 EU DPP 도입과 같이 규제가 복잡해지는 속도에 비례해 폭발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다만 글로벌 경쟁 심화와 규제 변동성에 대한 지속적인 적응 노력만이 'ESG 시대의 SAP'이라는 목표 달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글래스돔의 향후 몇 년간의 글로벌 시장 선점 속도는 최종적인 성공을 가늠하는 결정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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