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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세종병원 외래 허민정 간호사] 수술 전 환자의 모습을 한번 본 후, 수술 후 첫 진료 일에 외래에서 다시 마주하면 표정이 한층 밝아져 있음을 느낀다.
접수 시 얼굴을 마주하며 “전보다 건강해 보이셔서 기쁘다”라고 인사를 건네면, 우리에겐 단순한 안부일지 모르지만 환자들은 그 말에 큰 감동을 받으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인다. 그 순간은 환자와 우리 모두에게 마음 깊이 따뜻함을 전해 준다.
물론 모든 시간이 순탄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이 잘 지켜지지 않아 힘들다며 투덜대는 환자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모습조차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다정하게, 또 때로는 엄격하게 환자의 마음을 다잡아 주며 스스로의 의지를 되새길 수 있도록 돕는다. 수술이 끝이 아니라 환자의 의지와 노력이 더해져야만 진정한 변화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비만대사수술은 아직 생소한 단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수술은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삶의 방향과 마음까지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그래서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오랜 시간에 걸쳐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걸어가는 길이다. 환자가 새로운 정상에 도달하기까지 그 길을 곁에서 함께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역할이다.
나는 오늘도 외래 창구 앞에서 환자의 환한 미소를 마주한다. 그 미소 속에는 노력의 흔적과 앞으로의 희망이 담겨 있다. 그리고 나는 다시금 깨닫는다. 우리의 작은 인사, 짧은 격려 한마디가 누군가의 삶을 지탱하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것이 외래 간호사로서 내가 느끼는 가장 큰 기쁨이자 보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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