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깐부치킨에서 어깨동무한
젠슨 황의 'AI 동맹' 막전막후?
2025년 10월 30일 저녁, 대한민국 경주에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한창이었지만, 글로벌 산업계의 진짜 지각 변동은 서울 강남의 한 치킨집에서 시작됐다. 검은 가죽 재킷을 걸친 'AI 제왕' 젠슨 황(62)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이재용(57) 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55) 회장과 함께 강남구 삼성동의 '깐부치킨'에서 치맥 만찬을 함께한 것이다.
이 만남은 단순한 '친목 회동'으로 보기엔 그 구성이 너무나 전략적이었다. AI 생태계의 세 핵심 축, 즉 AI 플랫폼 제공자(젠슨 황), AI 제조 및 메모리 파트너(이재용), AI 대량 적용 수요처(정의선)가 한 테이블에 앉은 것은 한국 경제를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AI 산업 동맹'을 공식화하는 강력한 신호탄이었다.
어깨동무 열기, 소맥, 그리고 러브샷
젠슨 황은 '인생 최고의 날'로 선언도
젠슨 황 CEO가 한국 방문 15년 만에 선택한 회동 장소는 뜻밖에도 '깐부치킨'이었다,. 이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진 '깐부(동반자, 친구)'라는 한국어 단어의 의미를 되새기며, 두 한국 재계 총수와의 관계를 공식적인 '파트너십' 이상으로 정의하려는 엔비디아 측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징어게임>
"치킨과 맥주를 친구들과 즐기는 게 최고의 자리"라고 밝힌 황 CEO의 말처럼, 현장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세 리더는 순살 및 뼈치킨, 치즈볼 등 한국식 치킨과 함께 테라 맥주, 참이슬 소주를 섞은 '소맥'을 즐겼다. 특히 세 사람은 팔을 서로 걸어 '러브샷'까지 하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회동 중 젠슨 황 CEO는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에게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날이다"이라고 말하며 만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 가죽 재킷 차림으로 매장에 10분 일찍 도착해 시민들과 서슴없이 셀카를 찍는 등 '현장형 CEO'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젠슨황은 유일하게 자신의 뿌리라고 생각하는 중국의 시진핑을 만날때만 가죽재킷 대신 양복을 입는다고 유태인계 미국 측 인사들이 조롱한다고 한다.)
특히 이날 만찬 비용 약 180만 원은 이재용 회장 측에서 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황 CEO는 매장 내 고객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다. 오늘 밤 저들이 우리 모두의 저녁 식사를 사는 중이다"이라고 외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에 정의선 회장은 "2차는 내가 쏘겠다"고 화답하며 향후 협력의 지속성을 약속했다.
두 한국 총수 역시 화답했다.
"치맥을 먹어본 게 10년쯤 된 것 같다"는 이 회장의 말에, "저는 자주 먹는다"는 정의선 회장의 농담이 이어지며, 겉으로는 격식 없는 자리였으나 내부적으로는 긴밀한 교감이 오갔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젠슨 황 "이번주 공유할 좋은 뉴스 많다"
이날 세사람은 한국 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AI 반도체, HBM, 자율주행 및 미래차 기술 협력을 폭넓게 논의했다. 특히 황 CEO가 두 회장에게 사인이 담긴 일본 위스키와 더불어 상징적으로 엔비디아 AI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 1대씩을 선물한 것은, 이들이 협력의 결과물을 현실화하기 위한 도구(Tool)를 공유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젠슨 황 CEO가 "이번 주 공유할 좋은 뉴스가 많다"고 언급한 만큼, 반도체와 주식시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협력 시나리오가 곧 발표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삼성 HBM의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라인업 본격 적용 및 HBM4 선행 협력.
현대차 자율주행 시스템에 엔비디아 차량용 플랫폼의 전면 확대 적용.
한국 내 AI 데이터센터 공동 구축을 통한 '아시아 AI 허브' 구상.
최태원 SK회장은 원래 초청 안해?
젠슨 황(62)의 제안으로 이뤄진 이번 비공식 깐부치킨 친선 모임은 최태원(64) SK그룹 회장은 초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 측은 "젠슨 황 CEO가 한국의 치맥 문화를 경험하며 이재용, 정의선 회장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성사된 자리"라고 밝혔다.
젠슨 황은 공식적으로는 '2025 APEC CEO 서밋'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으며, 최태원 회장이 이 행사의 추진위원장을 맡아 젠슨 황은 다시 경제로 내려가 그를 따로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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