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대전] 이형주 기자┃김경문(66) 감독에게는 세 번이나 기회가 있었다.
한화는 지난 3차전을 이기며 2패 뒤 첫 승을 신고했다. 8회말 대역전극으로 만든 승리로 분위기도 가져왔다는 평가였다. 이날 4차전 라이언 와이스가 7⅔이닝 117구 역투를 펼치며 단 1실점만 허용했다. 이를 통해 리드를 잡았지만, 9회초 불펜이 대거 6실점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3차전과 완전히 반대로 패배와 함께 분위기를 넘겨준 한화는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마무리 김서현의 부진이 컸다. 김서현은 정규 시즌 69경기에 나서 66이닝을 소화하며 2승 4패 33세이브를 기록했다. 리그 최고의 마무리였지만, 정규시즌 말미부터 흔들렸다. SSG 랜더스전에서 이율예, 현원회에게 홈런을 허용하고, 포스트시즌 김영웅에서 스리런 홈런을 허용하는 등 갈수록 좋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날 역시도 무너졌다.
김서현은 박동원에서 투런 홈런을 허용한 것을 포함 ⅔이닝 2사사구 1피안타(1피홈런) 3자책점으로 강판됐다. 물론 패배에 선수의 지분도 있지만, 그보다 김경문 감독의 지분이 크다고 봐야 한다. 김서현을 쓰지 않거나, 이닝을 제한해 참사를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서현은 하루 전인 30일 3차전에서 1⅔이닝 동안 25개의 공을 던지며 1사사구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기록은 좋아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8회초 폭투로 LG가 달아나는 점수를 내주는 등 좋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 22일 플레이오프를 치르던 중 한화가 우승하기 위해 김서현의 역할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사실에 가깝다. 다만 이것이 김서현을 마구잡이로 기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김서현은 올 시즌 컨디션이 좋았을 때 160km에 육박하는 직구를 뿌렸다. 하지만 시즌이 지나며 체력적인 부하가 오고, 슬럼프를 겪으면서 현재는 150km 안팎의 직구 구속이 나오고 있다. 김서현의 공은 직구의 위력에 기반하는 바가 큰데, 이 직구가 힘을 잃게 되면서 마운드에서 대처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날도 김서현의 직구 150km 전후로 형성됐다.
결과론처럼 보일 수 있지만, 김서현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 또 하루 전 1⅔이닝을 소화한 상황에서 4차전 8회초에 마운드에 등판하지 않는 편이 가장 합리적이었다. 휴식 후 던진다면 모를까 연투 상황이라면 김서현이 던지는 공의 힘이 더 떨어지는 것이 자명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연투를 생각했다. 김경문 감독은 첫 번째 기회를 놓쳤다.
김서현이 8회초 공 하나로 오스틴 딘을 플라이 아웃시켰고,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여기까지는 납득이 된다.
하지만 김서현이 선두 타자 오지환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이 때는 바꿔줘야 했다. 계속해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투수가 다시 한 번 선두 타자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을 내리지 않았고, 두 번째 기회를 놓쳤다. 결국 김서현은 후속 타자 박동원에게 투런포를 맞았다.
김서현은 이후 천성호를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키며 한숨을 돌렸다. 사실 천성호 타석 때도 교체가 더 좋은 선택지로 판단되나,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을 고집했고 이는 박해민의 볼넷으로 연결됐다. 김경문 감독은 세 번째 기회를 놓쳤다. 이후 박상원이 올라왔지만, 주자 없는 상황과 주자 있는 상황은 천지 차이였고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향후 비시즌에 조정을 거친 뒤라면 모를까. 현재는 접전 상황에서 쓸 수 없는 투수를 김경문 감독은 그 상황에 냈다. 이후 이를 바로 잡을 기회가 3번이나 있었지만 흘려보냈고, 이는 뼈아픈 패배로 연결됐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맞고 난 뒤에 이야기하면 할 말이 없다. 8회에는 잘 막았지 않나"라는 말만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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