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10월 28일 리야드 압둘아지즈 국왕 국제회의센터에서 세계 각국 정상과 글로벌 기업 리더들이 참석한 대규모 투자 회의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uture Investment Initiative, FII)’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사우디가 추진 중인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와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계획에 대한 국제적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자리다.
이날 행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비롯해 골드만삭스, JP모건, 블랙록 등 세계 주요 투자은행의 CEO들이 참석했다. ‘사막의 다보스’로 불리는 FII는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가 경제 다각화를 추진하기 위해 매년 개최하는 핵심 투자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야시르 루마이옌 총재는 개막 연설에서 “우리는 사우디를 세계로 이끌었고, 이제 세계가 사우디로 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외국인 직접투자가 24% 증가해 317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혀, 사우디 경제의 글로벌 투자 매력도를 부각시켰다.
올해로 9회를 맞은 이번 회의는 가자지구 휴전 논의와 걸프 지역의 강력한 성장세 속에서 열렸다. 그러나 사우디의 핵심 개발 프로젝트인 5,000억 달러 규모의 ‘네옴(NEOM)’ 시티를 둘러싼 의문도 여전하다. 프로젝트는 일정 지연과 인사 교체, 설계 변경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으며, 최근 석유 수입 감소로 인한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 아라비아만 국립연구소의 로버트 모게르니츠키 연구원은 “FII는 외국 자본을 유치하고, 사우디의 고비용 경제 전환 과제에 자금을 공급하는 중요한 연례 플랫폼”이라며 “지출 우선순위의 재조정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향후 자금 흐름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동연구소의 걸프 경제전문가 카렌 얀은 “일부 대형 프로젝트 축소가 외국인 투자를 위축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재정 효율화가 강화되었으며, 관광·엔터테인먼트·부동산·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의 활발한 기회가 국내 경제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사우디는 특히 인공지능 분야에서 기술 리더십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FII 주최 측은 사우디 공공투자펀드 산하의 AI 기업 ‘후마인(Humane)’을 포함해 여러 국제 기업과 협력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게르니츠키 연구원은 “사우디의 신기술 기업들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그들의 기술적 포부가 실현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열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는 2018년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이후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미국 방문으로,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트럼프는 지난 5월 리야드를 방문해 약 6,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협력을 약속받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 다수의 미국 재계 인사들이 참석한 것은 미·사우디 간 경제 협력의 전략적 중요성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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