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대전)=신희재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김현수(37)가 결승타 직전 2008년의 악몽을 떠올린 사실을 털어놓았다.
김현수는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7전 4승제)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에서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9회 초 결승타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LG는 김현수의 맹활약을 앞세워 한화를 7-4로 제압하고 시리즈 3승째를 올렸다.
이날 LG는 한화 선발 라이언 와이스에게 7⅓이닝 1실점으로 틀어막혀 8회까지 1-4로 끌려갔다.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9회 초 드라마보다 짜릿한 반전이 나왔다.
LG 타선은 한화 마무리 김서현 상대로 오지환이 볼넷, 박동원이 2점 홈런, 박해민이 볼넷을 기록해 1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이후 바뀐 투수 박상원 상대로 홍창기가 안타로 출루하고, 2사 2, 3루 볼카운트 2-2에서 김현수가 역전 2타점 결승타를 쳐 내내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었다. 기세가 오른 LG는 문보경과 오스틴 딘의 쐐기 적시타로 3점 차 역전승을 완성했다.
김현수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박동원의 홈런으로 분위기가 살아서 역전까지 가지 않았나 싶다"며 "박상원은 포크볼이 좋은 투수라는 걸 알고 있어서 타이밍을 일찍 잡았다. 중심에만 맞추자는 생각이었다. 이겨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올해 한국시리즈를 통해 여러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26일 1차전에서는 147출루로 홍성흔(146출루)을 제치고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출루 신기록, 27일 2차전에서는 4구 49개로 양준혁, 박한이, 최정(이상 48개)을 제치고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4구 신기록을 작성했다. 29일 3차전에서는 104경기 출장으로 박진만과 함께 포스트시즌 통산 경기 출장 공동 2위(1위는 109경기 홍성흔)가 됐다.
4차전에서는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을 가장 결정적인 순간 만들어냈다. 전날까지 99안타였던 김현수는 4차전 3안타 경기로 홍성흔(101개)을 제치고 새 이정표를 세웠다. 이중 마지막 안타가 4차전 결승타로 기록됐다.
다만 김현수는 "오늘 최다 안타인지도 몰랐다"면서 오히려 타석에 들어서기 전 걱정이 많았던 점을 밝혔다. 그는 "1사 1, 2루에서 박상원과 신민재의 대결을 보며 '신민재가 나가면 2008년 PTSD(1사 만루에서 투수 앞 병살타로 준우승 확정)가 재현되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 그때보다는 내 마음속에 여유가 있다는 생각으로 차분하게 하려고 했는데, 신민재가 나를 위해 2, 3루를 만들어준 것 같다"고 안도했다.
베테랑 김현수의 활약으로 LG는 2023년 이후 2년 만에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다가섰다. 김현수 또한 2015년(두산 베어스 시절), 2023년 이후 개인 통산 3번째 우승을 눈앞에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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