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처음으로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극우 성향으로 평가받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 간의 '셔틀외교' 기조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렸는데, 이번 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이에 긍정적인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오후 6시 2분부터 약 41분간 회담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격변하는 국제정세, 그리고 통상 환경 속에서 한국과 일본은 이웃 국가이자 공통점이 참으로 많은 나라"라며 "한일 양국이 그 어느 때보다 미래 지향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과 한국 양국은 국내적으로도 정말로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을 해나가면 이런 국내 문제들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들도 얼마든지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일본과 한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 나라다. 지금의 전략 환경 아래 일한관계, 일한미 간 공조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며 "올해는 일한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라는 큰 기념비적인 해이다. 그간 구축해 온 일한관계의 기반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양국을 위해 유익하다고 확신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셔틀 외교도 잘 활용하면서 저와 대통령님 사이에서 잘 소통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며 "오늘 이 자리에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대신도 있지만 여러 급에서 잘 소통하면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셔틀외교 순서상 이제 대한민국이 일본 방문 차례다. 수도 도쿄가 아닌 지방 도시에서 뵙기를 바란다"고 하자, 다카이치 총리가 "곧 뵙길 바란다"고 답했다.
또 다카이치 총리가 "한국과 일본이 안보, 경제, 사회 분야에서 폭넓은 관계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하자, 이 대통령이 "한일 관계의 중요성에 공감한다면서 서로 의지하고 함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이 말했다.
과거사 언급 없었지만 李 "가까워 정서적 상처 입기도" 발언에 다카이치 공감 표해
두 정상은 과거사 문제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이 대통령이 "한일이 앞마당을 공유하는 너무 가까운 사이이다 보니까 가족처럼 정서적으로 상처를 입기도 하는 것 같다"고 하자 다카이치 총리도 이에 매우 공감했다고 한다.
강 대변인은 '이날 회담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언급이 있었느냐'는 물음에 "과거사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면서도 이같은 발언이 있었다며 "이런 문제들에 대해 공감을 서로 양 정상이 표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말을 두 분이 공히 말씀하셨다"며 "이 대통령은 '문제와 과제가 있다면 언제든 문제들은 풀고 과제는 과제대로 찾아가야 된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두 정상은 회담이 저녁 시간에 끝났지만 별도의 만찬은 없었다. 이에 대해 강 대변인은 "오늘은 지금 다자 관계 중에 오늘 연속적으로 이루어진 정상회담의 일환"이라며 "중국과 미국 같은 경우는 국빈 방문이었고 나머지 두 국가에서 공식 방문이 있긴 하다. 일본은 그런 식의 방문이 아니라 오늘 회담을 나눈 국가들과 거의 동일하게 정상회의, 다자외교 안에서 만나는 거라 만찬이 특별히 있지 않았다. 순서가 마지막이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서로의 취향을 반영한 선물을 주고받았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김을 좋아하고 한국 화장품을 사용한다던 각가지 종류의 취향을 고려해 이 대통령은 한국의 화장품과 김을 선물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일본 가마쿠라시에서 제작한 바둑알과 콩을 바둑을 좋아하는 이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경주=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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