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지방 부동산 시장이 하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광주 시민들의 내 집 마련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경기침체와 고금리 등 복합적인 요인도 있지만, 무엇보다 급격히 치솟은 분양가가 가장 큰 걸림돌로 평가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4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를 기반으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을 살펴본 결과 전주 대비 0.07% 상승했다.
서울과 수도권은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여파로 상승 폭이 둔화된 반면, 지방 주요 도시들은 보합세를 유지한 것이다.
특히 광주는 지난해 3월 26일 이후 76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며 보합 전환을 보였다. 9월 초 -0.02%로 시작된 하락 폭은 9월 말 -0.03%까지 이어졌지만, 10월 들어 -0.01%로 줄더니 이번 주에는 변동률 0.00%로 하락세가 멈췄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광주 아파트 매매가격이 2주 연속 -0.01%를 기록하다가 이번 주 들어 보합으로 전환됐다"라며 "시장 하락세가 일단락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가격 하락이 멈췄다고 해서 실수요자들이 체감하는 부담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분양가는 꾸준히 오르며 시민들의 내 집 마련 문턱은 더욱 높아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2025년 9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광주에서 최근 1년간 신규 분양된 민간 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는 545만5천 원으로 나타났다.
이를 3.3㎡(평당)으로 환산하면 약 1,796만8천 원 수준으로 국민 평형대인 34평형 신축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최소 6억1천만 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분양가로 인해 지방 부동산 시장 위축돼
이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오른 금액에 해당하는데 2015년 9월 당시 광주의 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808만 원에 불과했다. 10년 만에 분양가가 120% 이상 치솟으며 광주의 ‘고분양가 시대’가 현실이 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브랜드 가치가 높거나 입지가 좋은 단지는 이미 ‘서울 수준’의 분양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분양한 GS건설의 '상무 센트럴자이'는 평당 3,033만 원으로 광주 역사상 최고 분양가를 경신했다. 이어 ‘봉선동 르오네뜨 2차’(2,549만 원), ‘수완동 대라수 연립주택’(2,549만 원), ‘중앙공원 롯데캐슬 시그니처 1BL’(2,386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고분양가 추세가 광주 지역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경기 둔화와 대출 규제, 거래 절벽이 겹치면서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수도권 규제 완화에 비해 지방은 여전히 공급 부담이 크고, 분양가 상승이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라며 "정부가 수도권 중심의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지방 시장의 안정을 위한 중장기 분양가 관리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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