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TODAY] ‘터프한 협상가’ 김정관…한미 관세협상 타결의 숨은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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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TODAY] ‘터프한 협상가’ 김정관…한미 관세협상 타결의 숨은 주역

투데이신문 2025-10-30 17:47: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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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써밋에서 특별연설을 하기 전 산업통상자원부 김정관 장관(왼쪽), 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회장(오른쪽)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했던 산업통상부 김정관 장관이 지난 20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으로 귀국해 취재에 응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한미 관세협상이 지난 7월 30일 구두 합의한 이후 92일 만에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측 협상 대표단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김정관 장관의 협상력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이목이 쏠린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전날 경주 APEC 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된 한미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을 통해 “10월 29일 미국과의 관세 협상의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오랜 논의 끝에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진행된 APEC CEO 서밋 연설에서 한·미 관세 협상을 이끈 산업통상자원부 김정관 장관을 ‘매우 터프한 협상가(Very Tough Negotiator)’라고 평가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김 장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한 사람(Incredible Man)이자 아주 까다로운 협상가”라며 “우리 쪽 사람들은 그가 매우 강인(Tough)하다고 한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우리는 조금 덜 유능한 사람이었으면 하고 바랐지만 한국 쪽이 그러지 않기로 했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를 두고 스스로를 ‘강한 협상가’로 자처하며 상대를 압박하는 전략을 이어온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상대국의 실무자를 공개적으로 치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단순한 찬사를 넘어 협상 과정에서 한국 측의 성과를 사실상 인정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지난 7월 21일 취임한 김 장관은 취임 103일 만에 한미 관세 협상을 최종 타결로 이끌었다. 앞서 그는 지난 7월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된 한미 관세 협상에서 구두 합의를 이끌어내기 전부터 철저한 트럼프 대응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협상을 준비했다.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패턴과 협상 스타일을 분석하며 실제 상황을 가정한 역할극까지 벌였다는 것이다.

또한 김 장관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처럼 말하려 노력했다”며 “그의 화법은 매우 간결하고 직설적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미국을 갈 때마다 영화 ‘역린’을 봤다는 김 장관은 “영화에 나오는 작은 것 하나라도 지극한 정성을 다하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중용 23장의 구절처럼 조금이라도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했던 산업통상부 김정관 장관이 지난 20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으로 귀국해 취재에 응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써밋에서 특별연설을 하기 전 산업통상자원부 김정관 장관(왼쪽), 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회장(오른쪽)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미 관세 협상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통화를 한 이후 넉 달 넘게 평행선을 달렸다.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은 한국에 30개월 이상 된 소고기 제품의 수입 제한을 해제하라고 강하게 압박했지만 김 장관은 과거 한국에서 일어난 광우병 대규모 시위 사진을 보여주며 미국 측의 요구를 철회시켰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이 때문에 산업통상자원부 안팎에서는 “취임 100일이 아니라 협상 100일이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김 장관이 협상 전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정부는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을 중심으로 기획재정부 구윤철 장관, 산업통상자원부 김정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미국을 여러 번 오가며 모두 23차례에 걸친 장관급 회담을 이어왔다.

트럼프 정부의 일방적인 현금 투자 요구에 맞서 이재명 정부는 ‘감내 가능한 범위 내 투자’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협상을 펼쳤다. 결국 이 버티기 전략이 통하면서 한국 정부는 3500억 달러라는 대규모 자금을 동원하면서도 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대미 투자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김 장관이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 전날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싸인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취재진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답한 뒤 자리를 떠났다.

정치권에서도 협상력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성공적인 협상의 숨은 공신인 정부 관계자의 헌신과 협상력에 깊은 감사와 찬사를 보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장관에 대해 ‘매우 까다로운 협상가’라고 평가한 것은 이재명 정부의 인사와 협상력이 국제적으로 높이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관계자도 본보에 “김 장관은 관세 협상 과정에서 워낙 열심히 임했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들려왔다”며 “공을 들인 만큼 이번 타결이 자연스러운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산업계 안팎에서는 “두산에서 김 장관을 정부에 잠시 내준 셈”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그의 협상력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번 관세 협상의 ‘숨은 막후 실력자’로 김 장관의 존재감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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