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무역 협상이 양국간 자동차 관세 인하에 극적 타결로 마무리되며 30일 국내 완성차 기업 주가가 오름세로 마감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관세 불확실성 해소에 힘입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미국발 관세 전쟁의 여파로 인한 실적 둔화와 차익 매물 실현 등으로 오름폭은 소폭 축소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는 전 거래일 종가(25만8000월) 대비 2.71% 오른 26만5000원에 정규장을 마쳤다.
현대차 주가는 최근 25만원선에서 등락을 거듭했지만 전날 한미 정상간 자동차 관세 인하 합의 소식이 전해지며 급등했다.
29일 정규장에서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2.99% 오른 2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전날 오후 합의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는 애프터마켓에서 13.97% 상승한 28만55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오전 프리마켓에서도 주가는 29만60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 폭이 축소됐다.
기아의 주가 흐름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주가는 이날 오전 한때 13만원을 터치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지만, 오후 상승폭이 줄면서 주가 상승률은 전 거래일 대비 0.35% 상승에 그쳤다.
전날 기아 주가는 한국거래소의 종가 기준으로 전 거래일 대비 10.48% 상승한 12만5500원에 장을 마쳤지만, 정규장 외 애프터마켓에서 상승률은 8% 이상을 기록했다.
주가 강세에는 한미 정상간 자동차 관세 인하 합의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경주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관세협상의 세부 방안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 양국이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는 2000억 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되 연간 한도는 200억 달러로 제한하기로 했다.
특히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던 자동차 관세는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의견을 모았는데, 대미 수출 비중이 큰 국내 자동차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며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점에서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지며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공개된 현대차 3분기 실적도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6조7214억원, 2조5373억원으로 집계됐는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9.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 및 금융 부문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3분기 매출 기준으로는 최대치를 달성했으나, 미국발 관세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현대차·기아의 가격 경쟁력 회복과 마진 개선 여지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증권사는 현대차·기아에 대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송선재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으로 수출되는 완성차에 직접 부과되는 관세 비용뿐만 아니라, 미국 공장 내 생산을 위한 부품 수입에 대한 관세 비용과 현지 생산에 대한 면세 혜택까지 감안하면 순이익은 총 3조1000억원 상향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대차·기아 주가를 각각 29만원, 14만원으로 올렸다.
관세 협상과 관련해 현대차그룹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어려운 협상 과정을 거쳐 타결에 이르기까지 헌신적으로 노력한 정부에 감사드린다"며 "현대차·기아는 앞으로도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기술 혁신 등으로 내실을 더욱 다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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