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N] 전통과 현대의 공명을 묻는 실험, ‘Roots Hz 뿌리의 주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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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N] 전통과 현대의 공명을 묻는 실험, ‘Roots Hz 뿌리의 주파수’

뉴스컬처 2025-10-30 16:24: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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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서울남산국악당이 동시대 전통예술의 실험적 무대를 선보이는 기획 시리즈 ‘남산컨템포러리 - 전통, 길을 묻다’를 5년 만에 부활시켰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진 이 시리즈는 ‘남산에 담는 이 시대의 예술’을 주제로, 전통을 기반으로 한 실험적 창작을 선보이며 경계를 넘나드는 협업의 장으로 주목받았다.

이번 작품은 10년 만의 재회를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안무가 차진엽, 거문고 연주자 심은용, 소리꾼 권송희 세 예술가는 2015년 국립국악원 금요공감 ‘여향’ 공연 무산 이후, 다시 모여 ‘지금의 전통’을 어떻게 살아 있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전통은 더 이상 박제된 유산이 아니라, 오늘의 몸과 소리 속에서 진동하며 현재와 관계를 맺는 ‘살아있는 관계’로서 탐구된다.

‘남산컨템포러리-전통, 길을 묻다’ – ‘Roots Hz 뿌리의 주파수’ 차진엽, 심은영, 권송희. 사진=서울남산국악당
‘남산컨템포러리-전통, 길을 묻다’ – ‘Roots Hz 뿌리의 주파수’ 차진엽, 심은영, 권송희. 사진=서울남산국악당

‘Roots Hz’에서 시간은 선형적 흐름이 아니다. 과거와 현재는 나란히 존재하며 서로를 ‘사용(use)’하며 공명한다. 공연 속 소리와 몸은 시간의 층위를 넘나들며, 뿌리가 아래로만 뻗지 않고 여러 방향으로 확장되는 리좀(rhizome)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작품 제목에서 ‘Roots’는 수직적 혈통이 아닌, 얽히고 진동하며 퍼져 나가는 관계의 지도를 의미하고, ‘Hz(헤르츠)’는 단순한 주파수를 넘어 전통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공명의 리듬을 상징한다.

이번 무대의 또 다른 특징은 ‘다이얼로그 퍼포먼스’다. 안무가 차진엽은 질문하는 움직임으로 매개자 역할을 맡고, 심은용과 권송희는 각자의 매체로 이에 응답하며 전통의 사용을 입체적으로 탐색한다. 세 예술가의 대화는 단순한 협연을 넘어, 고도화된 삼각 대화(Triangular Dialogue)를 만들어낸다.

차진엽은 전통적 계급과 위계를 해체하며, 몸을 관계의 매개로 삼아 서로 다른 리듬이 공명하는 장을 창조한다. 심은용은 여백과 여음을 통해 ‘소리 이후의 울림’을 탐색하며, 전통의 내면적 성찰을 음악적 실험으로 확장한다. 권송희와 게스트 아티스트 정중엽은 판소리와 아날로그 신시사이저 부클라를 결합, 민요의 공동체성과 판소리의 내러티브, 전자음악의 질감이 교차하는 혼성적 장을 선보인다. 인간의 숨결과 전자적 진동이 얽히며, 전통과 기술이 공존하는 새로운 감각의 층위를 경험하게 된다.

김서령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전통을 특정한 형식으로 재현하기보다, 지금-여기에서 관계 맺는 방식을 다시 묻는 무대”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관객은 세 예술가의 몸, 악기, 소리를 통해 전통이 현재 속에서 어떻게 살아 숨 쉬고, 새로운 울림을 만들어내는지 생생하게 체험하게 된다.

서울남산국악당은 ‘남산컨템포러리’ 시리즈를 통해 전통예술과 동시대적 질문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탐구하며, 전통과 현대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선도적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이어갈 예정이다. ‘Roots Hz 뿌리의 주파수’는 전통이 단순히 기억과 보존의 대상이 아니라, 관계와 공명을 통해 살아 숨 쉬는 예술임을 확인하게 하는 자리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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