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연말 정기 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조선업계 '빅3' 대표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조선업 전반에 분 '슈퍼사이클' 훈풍에 힘입어 나란히 실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조직 안정, 재무 건전성, 중대재해 등 각기 다른 과제를 받아들면서 리더십이 중대 시험대에 올랐다.
이에 따라 각 사 대표들의 리더십과 향후 거취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HD현대, 안정 속 순항...선제적 인사로 전문성 강화
HD현대는 발 빠른 사장단 인사로 조직을 조기에 안정시키며 순항하는 모습이다.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조 4284억 원, 영업이익 9536억 원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 사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HD현대는 지난 17일 김형관 HD현대미포 사장을 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 대표로 선임하며 전문성을 강화했다.
특히 김 사장의 인선은 그룹 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사업 부문별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읽힌다.
그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 법인 출범을 앞두고 거취에 관심이 쏠렸으나, 중간지주사로 자리를 옮기며 그룹의 조선 사업 전반을 이끌게 됐다.
경쟁사들이 CEO 거취를 두고 잡음에 휩싸인 것과 대조적으로, HD현대는 선제적 조직 재정비를 통해 안정적인 리더십을 구축했다.
삼성중공업 최성안, 실적 개선에도 재무·안전 ‘발목’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은 11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출신의 기술 전문가인 최 부회장은 취임 후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8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
하지만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심각한 재무 건전성 악화와 반복되는 안전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올해 3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2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286%에 달하며 연말에는 291%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19년부터 이어진 순손실로 재무 체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미 해군 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진출 등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재무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지난해 2건의 사망 사고에 이어 올해 5월 거제조선소에서 또다시 끼임 사망 사고가 발생하는 등 반복되는 중대재해도 리더십에 큰 부담이다.
최 부회장은 최근 설계·생산 자동화를 통해 '스마트 조선소'로의 전환을 선언했지만, 불안한 재무 구조와 안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연임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화오션 김희철, 반복되는 '안전사고'에 리더십 시험대
한화오션은 뚜렷한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안전'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지난해 구원투수로 투입된 김희철 대표는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 대표를 거친 사업·재무 전문가로, 부임 후 회사를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9,201억 원의 흑자로 이끌며 경영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 대표의 재무적 전문성이 빛을 발하며 단기간에 극적인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연이어 터진 중대재해가 이러한 성과를 가리고 있다.
지난 5월 하청업체 직원이 추락사한 데 이어, 9월에는 해양플랜트에서 선주사 감독관이, 지난 17일에는 협력사 직원이 구조물에 깔려 숨지는 등 중대재해가 반복됐다.
최근에는 현장 노동자 사찰 의혹이 담긴 '노무관리 수첩'까지 발견돼 노사 갈등이 재점화되는 등 내부 과제가 산적해 있다.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안전 문제와 노무 갈등 해결 여부가 김 대표의 리더십을 평가할 중대 기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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