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의 본격 회복세와 스마트폰·가전 등 세트사업의 안정적 실적이 맞물리며 'AI 슈퍼사이클'의 서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30일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86조1천억 원, 영업이익 12조2천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27% 증가했다. 매출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은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 반도체, HBM3E·서버 SSD로 사상 최대 실적
반도체(DS) 부문은 AI 학습용 메모리와 서버용 반도체 판매 확대로 매출 33조1천억 원, 영업이익 7조 원을 올렸다.
전분기보다 매출이 19% 늘고, 영업이익은 두 배 가까이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3E 제품을 주요 고객사 전원에 공급 중이며, 차세대 HBM4 샘플도 출하를 완료했다.
AI 서버 시장의 급성장으로 DDR5, SSD 등 고용량 제품 수요가 늘면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시스템LSI사업부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SoC(System on Chip) 공급을 확대했으나, 글로벌 재고조정 여파로 성장세는 제한됐다.
파운드리사업부는 첨단공정 중심의 수주 확대와 일회성 비용 감소로 분기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 폴더블·AI폰 호조로 DX 부문도 선전
스마트폰과 가전 등을 포함한 DX(Device eXperience) 부문은 매출 48조4천억 원, 영업이익 3조5천억 원을 기록했다.
갤럭시 Z 폴드7 등 폴더블 신모델의 판매 호조와 태블릿·웨어러블 신제품 확대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특히 AI 기능을 강화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커지며 두 자릿수 수익성을 유지했다.
다만 TV는 시장 정체와 경쟁 심화로 전분기보다 감소했고, 생활가전은 비수기와 미국 관세 영향으로 수익성이 둔화됐다.
■ 하만·디스플레이도 안정적 성장세
자회사 하만(Harman)은 오디오와 전장부문 매출 증가로 매출 4조 원, 영업이익 4천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SDC)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OLED와 QD-OLED 모니터 수요 확대에 힘입어 매출 8조1천억 원, 영업이익 1조2천억 원을 거뒀다.
■ "AI가 반도체의 성장구조 바꾼다"… 내년 HBM4 양산 본격화
삼성전자는 4분기에도 AI 수요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DS 부문은 HBM3E와 DDR5 중심의 판매 확대, 2나노 양산 본격화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DX 부문은 연말 성수기 프로모션을 통해 갤럭시 S25·폴더블 등 AI폰 판매를 확대하고, AI가전과 프리미엄 TV 중심으로 매출 성장을 추진한다.
2026년에는 반도체 시장이 AI 투자 확대로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HBM4 양산과 1c 공정 캐파 확대, 미국 테일러 공장 가동을 통해 생산능력을 강화한다.
DX 부문은 갤럭시 XR(확장현실) 등 혁신 제품으로 생태계를 확장하고, HVAC 등 고부가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초격차와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회복을 통해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고 있다"며 "AI 서버와 스마트폰을 모두 아우르는 삼성의 수직 통합 구조가 내년 실적의 최대 강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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