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직인데 여자라고 사무실에"…"유치원 가면 유별난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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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직인데 여자라고 사무실에"…"유치원 가면 유별난 아빠"

연합뉴스 2025-10-30 10: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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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부 토크콘서트서 청년들 성차별 경험 공유

29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성평등부 토크콘서트 '소다팝' 29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성평등부 토크콘서트 '소다팝'

[성평등가족부 제공]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정보기술(IT) 자격증을 취득해서 입사했는데 여자라고 사무실이나 지키라고 합니다."

30대 여성 김씨는 성평등가족부가 29일 서울 성동구에서 연 제1차 성평등 토크콘서트 소다팝에서 여성에 대한 일터에서의 차별은 여전하다고 토로했다.

영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취업이 잘되지 않자 따로 정보통신 분야 공부를 해서 기술직으로 취업했는데,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남자 동기들과 다른 업무를 강요받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나와 같은 기술과 능력을 갖춘 남자 동료들은 현장에 나가서 일을 하는데 여자라는 이유로 손님 응대나 사무실에서 일하게 되면서 도태되는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성별 인식격차 해소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2030세대 남녀 청년 21명이 학교와 직장, 사회에서 겪은 성차별 사례가 쏟아져 나왔다.

2023년 KBS와 한국리서치가 18세 이상 성인 남녀 1천2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70.4%는 '남성 차별이 심각하다'고 답했고, 20대 여성 70.3%는 '여성 차별이 심각하다'고 답해 인식차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성평등부 토크콘서트 '소다팝' 29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성평등부 토크콘서트 '소다팝'

[성평등가족부 제공]

유치원생 자녀를 키우는 30대 남성은 "보통 엄마들이 유치원 면담이나 행사에 참여하기 때문에 아빠로서 유치원에 가려고 하면 왠지 '유별나 보인다'라는 인상을 주게 되는 것 같아 민망하고 불편하다"고 말했다.

보건계열 전공자인 30대 여성은 "보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전공 분야 특성 때문에 학생회장은 예비역 남성만 할 수 있었다"며 "교수회와 학생회의 합의에 따라 이런 문화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여성이 겪는 성차별은 여전히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남성 청년들은 특히 일부 업계에서 취업이나 창업 등에서 여성에게 부여하는 '가산점 제도'가 불합리하다고 짚었다.

영화업계에 종사한다고 밝힌 30대 남성 김씨는 "영화 시나리오 공모를 받을 때 작가나 주인공, 감독이 여성이면 가산점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심사에 통과한 여성 작가나 감독이 혜택을 받았다고 느끼게 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대 남성 장씨도 "여성기업인에 대한 가산점 제도도 있어서 남성 대표가 배우자 명의로 가점을 받는 악용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30대 후반 남성 참가자는 "여성이 업계에서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영화계에서는 여전히 여성이 소수자이고, 기업인의 경우에도 압도적으로 남성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여성 가산점제는 이러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제도다. 부작용이 있다면 막으면 된다"며 반박했다.

또 다른 남성 참가자는 "청년 여성이 느끼는 차별의 문제는 여성과 남성의 문제라기보다는 기성세대가 만든 폭력적 구조의 문제"라며 "상황이 나아지고 있고 청년세대는 성차별적 구조를 다음 세대에게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누군가의 이야기로만 생각됐던 것을 얼굴을 보고 들으니 더욱 와닿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며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가자"라고 말했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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