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국제치안산업대전’에서 만난 방준성 와이매틱스 대표는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 2023년 설립된 와이매틱스는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소 창업기업이다. AI 추론엔진과 데이터스페이스 구축 기술을 기반으로, 수사 현장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디지털 감식 혁신’을 현실로 만들어 치안·공공 분야에 특화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중국 중심의 범죄조직이 캄보디아, 라오스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국내외 치안 현장에서 신속하고 정밀한 현장 감식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제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갈수록 교묘해지는 범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의 역할도 중요하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도 전시장에서 이데일리와의 만나 “과학기술과 치안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과기정통부도 경찰청과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와이매틱스는 이번 전시회에서 한양대, 이엠엑스와 협력해 기존 경찰 감식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개선한 3차원 현장감식 AI에이전트를 선보여 한국뿐만 아니라 독일, 싱가포르, 베트남 등 국적의 경찰 관계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인력·시간 부족 등을 AI기술로 극복해 기록물로 수사과정을 돕는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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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현장 달라질 수도…휴대폰 한대로 공간 구현하고 기록
일반적으로 살인사건 등 범죄현장에서는 경찰수사대가 출동해 라이다 센서 기반의 공간 스캐닝 장비를 가지고 가서 3차원 스캐닝을 통해 현장을 기록한다. 문제는 사진이나 영상의 해상도와 수사에 걸리는 시간이다. 현장에서 사건·사고가 많다 보니 수사관들이 매번 장비를 가지고 출동하기도 어렵고 사진을 촬영하더라도 수십 만장의 사진들에 대해 하나씩 대응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또 사건 현장에서는 시간이 지나거나 환경이 변해 증거의 위치나 형태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와이매틱스를 중심으로 한 연구진은 이러한 현실적 어려움에 착안해 경찰청의 지원을 받아 ‘치안현장 맞춤형 연구개발(폴리스랩 3.0) 과제’의 일환으로 기술을 개발했다. 우선 경찰관들의 영상을 30분 내에 실제처럼 고화질로 재구성해 현장 상황을 빠르게 공유할 수 있다.
실제 휴대폰 장비를 이용한 시연에서 대형 모니터를 통해 고화질로 동일한 내부 구조를 구현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기존에 놓치던 지문이나 혈흔과 같은 증거까지 놓치지 않고 주요 증거들도 알려준다. ‘AI판 셜록 홈즈’가 나온 셈이다.
수사관이 휴대폰으로 공간을 촬영하면 초동 보고서가 작성되고, 감식이 완료되면 고화질 정밀 3D 모델과 현장감식결과 보고서를 통해 현장을 다시 복원하고, 세밀하게 검토할 수 있다. 이는 지방청, 본청 등의 경찰청 시스템으로 보내지기 때문에 현장감식에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 시공간 제약이 없어 해외 현장에서도 활용성이 높다.
방준성 대표는 “3차원 공간 스캐닝을 넘어 경찰관들의 프로세스를 최소화해 시민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고민에서 기술을 개발했다”며 “현장에서 초보 경찰관이라고 하더라도 영상을 촬영하면 바로 업로드돼 현장 감식의 기록물로 남고, 향후 프로파일링과 같은 본수사에서 보고서를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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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감식 넘어 추론···수사관의 눈 확장
특이한 점은 AI가 단순 기록을 넘어 공간 내 맥락을 이해하고, 추론을 통해 보고서를 만들어줘서 경찰관의 업무를 보조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도메인 지식과 AI 기반 범죄현장 3차원 재구성 기술이 적용돼 촬영한 영상은 AI에이전트를 통해 보고서로 만들어준다. 사건 등록부터 현장 기록까지 절차 중의 일부가 스마트폰 앱으로 가능하며 향후에 경찰청 시스템과 연동되면 편의성과 효과성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수사 중에 특이한 증거들을 제시해주고,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별로 알려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경찰관들이 수작업으로 기록하던 보고서를 자동으로 생성해줘 업무 부담이 대폭 줄어든다. 물론 AI의 분석 결과는 참고용으로, 최종 결정은 담당 경찰관의 몫이다.
향후 와이매틱스는 이 기술을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과 결합해 사건 현장을 3차원으로 재현하고, 객체 간의 연관성까지 추론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계획이다. 경찰청과 협력을 강화해 범죄 현장에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건설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도 적용할 계획이다.
방준성 대표는 “캄보디아 같은 해외 현장에서도 이 기술을 활용하면 3차원 공간 재구성과 언어 변환을 통해 수사를 지원할 수 있다”며 “국내외 어디에서도 활용 가능한 AI 기반 수사 도구로 발전시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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