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북한의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원한다면 언제든 다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방한 계기에 북미 정상이 만날 가능성은 적다고 봐야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만남 의지를 가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정상 간 만남의 기회를 계속 모색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모두발언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진심을 아직 제대로 수용하지 못해 불발되긴 했다”며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에 방문하며 김 위원장과의 회동을 기대해 왔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길에 나서면서 북한을 ‘일종의 핵보유국’이라고 지칭하며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내비쳤고, 27일에도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과 대화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며 순방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과 만남 불발을 언급하며 “우리는 정말 시간을 맞추지를 못했다”면서도 “난 김정은 매우 잘 안다. 우리는 매우 잘 지낸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에서 여러분(남북)이 공식적으로 전쟁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의지에도 북한은 사실상 ‘대화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22일 극초음속 비행체를 발사한 데 이어 전날 해상대지상(함대지)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북한의 외교수장인 최선희 외무상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방문하며 미국보다는 러시아에 신경을 쓴다는 모습을 피력하기도 했다. 판문점 회동이 있던 지난 2019년엔 경제 제재 해제를 위해 미국과의 대화가 급선무였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파병 이후 러시아와의 동맹관계가 강화된데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핵 보유국’ 인정을 원하는 김 위원장으로선 “핵 보유국가, 핵 능력이 있다” 수준의 언급을 이어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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