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바비시, 4년 만에 총리 복귀 예고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체코에 우파 포퓰리즘 연립정부가 출범할 전망이다. '프라하의 트럼프'로 불리는 안드레이 바비시 긍정당(ANO) 대표는 4년 만에 총리로 복귀하게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비시 대표는 29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서 자유직접민주주의당(SPD), 운전자당과 연정 구성에 합의했다며 내달 3일 연정 협약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긍정당은 이달 초 하원 총선에서 제1당을 차지한 뒤 이들 두 정당과 연정 구성을 협상했다. 세 정당은 대체로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유럽통합에 회의적이고 유럽연합(EU)의 이민·친환경 정책에 반대하는 등 우파 포퓰리즘 내지 극우 성향으로 분류된다.
세 정당은 새 정부 정책 방향을 확정한 뒤 내각을 구성할 계획이다. 바비시 대표는 12월 중순까지 정부 구성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차기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우크라이나 지원과 EU 이민·기후 정책에 대한 지원을 축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 정부를 주도하는 중도보수 성향 함께(SPOLU) 연합은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해 왔다.
농업·식품 사업 재벌인 바비시는 2011년 정치 엘리트 부패 척결을 내걸고 긍정당을 창당한 뒤 2017∼2021년 총리를 지냈다. 유럽에서는 그가 재집권하면 현재 헝가리·슬로바키아와 함께 우크라이나 지원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우려한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바비시 대표와 EU 정상회의에 앞서 입장을 조율하는 등 정치적 동맹을 맺길 원한다고 보도했다.
세 나라는 폴란드와 함께 비셰그라드그룹(V4)이라는 이름의 협력체를 구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폴란드는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출신인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강력 지원하고 있다. 폴리티코는 "새 비셰그라드 동맹은 4개국 아닌 3개국으로 구성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재정·군사 지원 노력을 상당히 해칠 수 있다"고 전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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