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 87분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에는 양국의 경제·외교 분야의 핵심 참모들이 대거 참석해 머리를 맞댔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은 29일 오후 4시 6분에 종료됐다. 한미 정상회담은 약 1시간 30분 간 펼쳐졌다.
양국 정상은 지난 8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이후 두 달여 만에 다시 마주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오후 2시 39분부터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확대 오찬 겸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대통령 최초로 대한민국 최고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했다. 선물로는 신라 천마총 금관 모형을 준비했다. 이후 양 정상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 등 트럼프 대통령을 상징하는 ‘트럼프 굿즈(기념품)’ 전시를 살펴보며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이어진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께서 가진 큰 역량으로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 주신다면 여건을 조정하는 페이스메이커로서 역할을 충실하게 하겠다”며 한미 동맹 강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께서 모든 역경에도 불구하고 일어난 것에 큰 치하를 드린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도 열심히 노력해 모든 것들이 다 잘 해결될 수 있게 하겠다. 인내가 좀 필요한 때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핵 잠수함 연료 공급을 언급하며 “이전에 자세히 설명하지 못해 약간 오해가 있다”며 “핵 추진 잠수함 연료를 우리가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 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연료 공급을 허용해 주면 우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할 것”이라며 “그러면 우리 한반도 동해와 서해 해역 방어 활동을 할 수 있고 미군 부담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외에도 사용 후 핵 연료 재처리나 우라늄 농축 관련 실질 협의가 진척되도록 지시해 준다면 빠른 속도로 해결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방위비 증액에 대해서는 “미국 방위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원과 증액을 확실히 하겠다”며 “앞으로 한·미 관계는 동맹 현대화 미래형 포괄적 전략형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 정상의 모두발언이 끝난 뒤 정상회담은 오후 2시 53분께부터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번 정상회담에는 경제·외교 분야의 핵심 참모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 측에서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외교부 조현 장관, 산업통상부 김정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자리했다.
미국 측에서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관세 협상 라인의 주요 참모들이 회담에 배석했다.
지난 8월 이뤄진 한미정상회담 당시 ‘핫라인’을 구축해 소통해 온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과 백악관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도 이번 회담에 참여했다.
회담 종료 후 양국 정상이 합의문을 발표하는 등의 별도 기자회견은 이어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 진행될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다른 6개국 정상과 함께 다시 만난다.
한편 정상회담장 인근에서는 ‘반(反)트럼프’ 집회가 열리면서 경찰과 시위대가 대치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다만 당초 경찰당국이 설정한 트럼프 대통령 동선이 시위 현장과 겹치지 않으면서 회담 종료 후 호텔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별다른 돌발 상황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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