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가 4천673억원…국민연금 포함 FI 투자금 회수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SK스퀘어[402340]가 이커머스 11번가를 자회사인 SK플래닛에 매각하기로 했다.
SK스퀘어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11번가 지분 100%를 SK플래닛에 매각하는 안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3천810억원), 재무적 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 지분(863억원)을 합친 총 매매대금은 4천673억원으로, 매매대금은 나일홀딩스가 연내에 지급받게 된다.
앞서 2018년 11번가에 5천억원을 투자했던 나일홀딩스(H&Q코리아 블라인드펀드·국민연금·새마을금고 등)는 투자금을 회수하게 됐다.
당시 투자 약정상 조건은 5년 내 기업공개(IPO)로, IPO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SK스퀘어가 FI 지분(18.18%)을 되사는 콜옵션 조항도 포함됐다.
이후 기한인 2023년 9월 30일까지 IPO가 이뤄지지 못했고, SK스퀘어가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면서 11번가는 매각 대상이 됐다.
이커머스 시장이 포화 상태인 상황에서 11번가 매각은 난항을 겪었고, SK스퀘어는 2차 콜옵션 행사 기한 종료 시점을 앞두고 FI들과 협상 끝에 동반매도청구권 행사를 통해 11번가 지분 전량을 SK플래닛에 매각하는 방법을 택했다.
투자액 5천억원 가운데 국민연금 투자금이 3천500억원으로 가장 크다는 점도 SK스퀘어가 자회사를 통해 11번가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분 인수 자금은 SK스퀘어의 증자와 SK플래닛 자체 자금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번 매각에 따라 11번가는 SK스퀘어의 자회사에서 SK플래닛의 100% 자회사가 된다.
이외에도 SK스퀘어가 보유한 스파크플러스(공유오피스), 해긴(게임), 코빗(가상자산거래소) 등의 지분이 SK플래닛 산하로 재편된다.
SK스퀘어·SK플래닛·11번가는 이번 개편에 대해 "세 회사의 미래 성장과 주주, 투자자, 셀러·고객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최적의 해법"이라며 "새로운 성장 모멘텀(동력)이 필요한 SK플래닛, 11번가가 상호 시너지를 통한 기업가치 증대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SK플래닛과 11번가는 앞으로 각 사 핵심사업인 OK캐쉬백과 이커머스의 시너지에 집중해 업계를 대표하는 마일리지·커머스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SK플래닛은 11번가 플랫폼을 기반으로 마일리지 적립, 사용처를 크게 확장하며 OK캐쉬백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게 됐고, 11번가는 매각 리스크 없이 SK그룹 내에 남아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기대한다.
11번가는 SK플래닛의 AI·데이터 기술 역량을 통합해 'AI기반 맥락 커머스'로 진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편 SK그룹내 또다른 유통업체인 SK스토아는 모회사인 SK텔레콤[017670]이 인공지능(AI) 등 핵심사업 집중을 위해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최근 양맹석 SK스토아 대표가 사내 공지를 통해 매각 사실을 공식화했고 인수후보 기업이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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