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초, 제주시 서문로의 한 개인 주택에서 시작된 작은 두부 가게가 이제 연 매출 63억 원을 달성하는 중소기업으로 성장해 눈길을 끈다. '순수한둠비'를 대표하는 농업회사법인 서문식품(주)의 이야기다. 시어머니 고화자 여사가 마을 행사에 두부를 만들던 정성에서 출발한 이 사업은 며느리 김수열 대표와 남편 김성훈 대표를 거쳐 이제는 아들까지 3대가 함께하는 제주 향토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순수한둠비의 역사는 고화자 여사가 1960년대부터 손수 두부를 만들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1996년 고 여사의 이름을 내건 '서문두부' 상호로 정식 사업을 시작했으며, 2000년 9월 며느리 김수열 대표가 서문식품 식품제조업으로 사업자명을 변경하며 전문 제조 유통업의 기틀을 다졌다.
당시 서문두부는 대형 음식점과 마트 등에 납품하며 큰 인기를 얻었으나, 늘어나는 물량을 감당하기 어려워 2012년 1월, 애월읍 어음리로 사업장을 확장 이전했다. 이때 농업회사법인 서문식품(주)로 법인 전환하고 남편 김성훈 씨가 대표이사를 맡아 자본금 3.5억 원으로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
현재 서문식품(주)는 32명의 직원을 둔 중소기업으로, 2024년 기준 연 매출 63억 원, 영업이익 5.2억 원을 기록하며 매년 약 10%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두부 제조 및 유사 식품 제조업이라는 전통적인 분야에서 거둔 의미 있는 성과다.
특히, 이들은 제조와 유통을 넘어 직접 소비의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2018년 11월에는 서문두부 본터 자리에 1~2층 건물을 증축하여 1층에는 두부베이커리와 두부카페를, 2층에는 제주콩을 사용하는 순수한둠비 식당을 운영하며 '제주 두부'의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식당에서 사용하는 두부는 매일 이른 새벽 직접 만들어 신선함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순수한둠비는 단순한 제조를 넘어 두부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2019년에는 제주감귤, 파래두부, 해산물두부 등 혁신적인 두부 요리를 제주음식박람회에 출품해 제주도지사 금상을 수상하며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2022년에는 신제주에 순수한둠비 연동점을 개점하여 직영점 1호로 운영하며 유통망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곳은 아들이 점장을 맡아 3명의 직원과 함께 운영하며 3대 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김수열 대표는 또 다른 사업 활력을 찾고자 국내 최고 권위의 요리 경연대회인 서울 킨텍스 ‘2025코리아마스터셰프 챔피언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출품할 주메뉴는 '순수한둠비와 딱새우전복둠비', '맹질식개산적'이며, 현장에서 젊은 층을 겨냥한 새로운 두부 4종의 시식 평가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60년 두부 역사를 바탕으로 제조, 유통, 식당, 베이커리 등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순수한둠비는 이제 제주를 넘어 전국, 그리고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콩 요리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서문식품은 제주콩나물 제조, 제주도내 마트 및 호텔 유통 등으로도 영역을 확장하며 3대 가업의 성공적인 안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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