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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 중앙은행(RBI)은 2025회계연도 상반기(4~9월) 해외에서 금 64톤을 국내로 이전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외환보유고의 13.92%(금액 기준)를 차지하는 규모로, 올해 3월 말 11.70%에서 대폭 확대한 것이다.
인도는 9월 말 기준 총 880톤의 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환수를 통해 576톤이 국내에 위치하게 됐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국내 금이 전체 금 보유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9월 38%에서 올해 9월 65%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RBI는 영국중앙은행(BOE)과 국제결제은행(BIS)에 금을 나눠 보관하고 있다. 하지만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해외에 보관 중인 금 환수를 서두르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주요7개국(G7) 등이 대(對)러시아 제재 일환으로 러시아의 해외 자산에 동결 조치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해당 자산엔 금이 포함된다.
RBI는 공식적으로 환수 배경을 밝히지 않았지만 자산 주권 강화, 즉 자산을 직접 통제하는 비중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외부 제재 위험에 대비해 국내 귀금속 자산 통제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외환보유고 내 달러화 비중을 낮추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RBI는 지난 4년 동안 280톤의 금을 환수했으며, 금 매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미국 달러화와 국채에 대한 의존도는 꾸준히 낮아졌다. 이는 시장 안전망 강화 및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현재 인도의 외환보유액은 7023억달러로 세계 4위 규모인데, 이는 11개월간 수입대금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인도의 금 비중 확대 추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문제삼아 50% 관세를 부과하기 이전부터 본격화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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