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Ψ-딧세이] 슈뢰딩거 상자 속 최민희 의원···양자역학 몸소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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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Ψ-딧세이] 슈뢰딩거 상자 속 최민희 의원···양자역학 몸소 증명

여성경제신문 2025-10-29 15:5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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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말하는 프사이(Ψ) 딧세이는 우리가 매일 스치는 감정과 생각 그리고 사물을 한발짝 떨어져 바라보는 여정을 뜻한다. 빵 한 조각, 커피 한 잔 혹은 데이터 서버의 불빛 같은 일상의 풍경조차 파장처럼 흔들리며 우리 삶에 스며든다. 말 이전의 떨림과 여기-지금의 이야기를 거대한 리듬 속에 맞춰 읽어내는 작업, 그것이 바로 Ψ-딧세이다. [편집자주]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 여성경제신문DB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 여성경제신문DB

국회 안에서 동시에 두 곳에 있을 수 있을까?

정치인의 행동이 과학책 속 실험처럼 보인 날이 있었다. 국정감사장과 결혼식장이란 두 좌표가 정치라는 무대 속에서 겹치며 '진실'의 정의를 시험하는 논쟁거리가 되었다.

마치 물리학 교과서 속 '슈뢰딩거의 고양이'가 눈 앞에 나타나 움직이는 듯한 장면이었다. 고양이의 이름은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물론 고양이의 몸은 국회란 한 장소에 고정돼 있었지만 정치권에서는 실험이 진행 됐다.

실제로 '양자역학'의 현장을 방불케 했다. 양자(Quantum)는 한 상태에 고정되지 않고 관측되기 전까지 여러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입자다. 동전을 던져 공중에 떠 있는 순간 앞면이기도 하고 뒷면이기도 한 것처럼 인간 눈에는 하나로 보이지만 수많은 현실이 겹쳐져 있다.

10월 18일, 국정감사와 여당 정치인 딸의 결혼식 사이에 기묘한 일이 벌어졌다. 국회 사랑재와 과학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 두 장소에서 동시에 '존재감이 포착'된 한 정치인의 하루는 물리학 실험실을 방불케 했다.

양자 물리학에는 이런 공식이 있다. ψ(x, t) = A · e^{i(ωt − kx)}. 복잡해 보여도 의미는 간단하다. 아무도 보지 않을 때는 여러 곳에 동시에 존재하지만, 누군가 관측하는 순간 한 지점으로 수렴해 하나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날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의정 활동 중이면서 마음은 동시에 딸 결혼식장에도 있었다는 것이 그를 관측해온 야당 의원들의 문제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측의 가설도 정확했다. 독일 물리학자 하이젠베르크 역시 살아 있었다면 이렇게 평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찾던 완벽한 불확정성이다."

2024년 8월, 딸의 SNS에는 이미 혼인 사실이 올라와 있었다. 하지만 2025년 10월 최 의원은 "나는 날짜를 몰랐다"고 답했다. 알면서도 모르는 상태, 결혼했으면서도 아직 안 한 상태. 물리학에서는 이를 '양자 중첩(superposition)'이라 부른다.

양자 중첩이란 공중에 떠 있는 동전처럼 입자가 관측되기 전까지 여러 상태에 동시에 존재하는 현상이다. 최 의원의 '알았다'와 '몰랐다'는 분명히 동시에 존재했다. 야당은 공세를 펼쳤지만 답은 내지 못했다. 진실은 하나가 아니라 누가 어떻게 묻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국정감사 기간에 국회에서 딸 결혼식이 진행된 건 단순한 일정 착오가 아니었다. 이는 국민 여론을 측정하기 위한 일종의 테스트로 볼 수 있다. 먼저 신호를 보내 되돌아오는 반응으로 상대의 상태를 파악하는 기술, 물리학에서는 이를 '핑(ping) 측정'이라 부른다. 사회적 여론을 향해 신호를 보내고 되돌아온 반응으로 여론의 변화를 재는 것이다.

고양이가 수식으로 도배된 공간의 모퉁이에 있다. /티이미지
고양이가 수식으로 도배된 공간의 모퉁이에 있다. /티이미지

이번 핑 실험은 조건도 치밀했다. 시점은 국감, 장소는 국회, 관측 도구는 피감기관의 화환이었고, 관측자는 언론이었다. 화환 배열은 물리학의 '간섭 무늬'처럼 이어졌고 축의금은 에너지처럼 전달됐다. 결혼식장은 거대한 '사회적 간섭계 실험실'이었다. 여론이 부딪혀 찬반의 무늬를 만들었고 모든 변명이 동시에 존재했다. 기자들의 질문도 실험을 막지 못했다.

'관측'이란 사실 확인 순간 진실은 하나로 굳는다는 게 양자역학의 기본 원리다. 정치도 마찬가지로 관측이 이루어지는 순간 가능성은 하나로 수렴하는  것이 옳다. 보통 수많은 해명과 변명은 언론에 노출되는 순간 하나의 공식 답변으로 굳어진다. 그러나 최 의원 사건은 여전히 불확정이다.

'모르기도 하고 알기도 했다'는 애매한 상태는 "몰랐다" 또는 "알았다"라는 명확한 답으로 바뀌는 것이 물리의 이치다. 양자역학에서는 이를 '파동함수의 붕괴'라 부른다. 

파동함수 붕괴는 결혼식 축의금을 예로 들 수 있다. '개인적인 일'로 볼 때는 자연스럽게 흐르지만 피감기관 명단이 등장하는 순간 '공적 일'로 변한다. 보는 사람이 없을 땐 '인간적인 일'로 흔들리지만 카메라에 찍히는 순간 '정치적 사건'으로 굳어진다. 그러나 최 의원은 이를 환급 대상이라고 불확정성을 키웠다.

결국 그녀는 '슈뢰딩거의 상자'에 완벽히 적응했다. 흔들림도 없었다. 슈뢰딩거의 상자란 1935년 물리학자가 제시한 사고실험이다. 상자 안에 고양이와 독가스를 넣고 뚜껑을 닫는다. 상자를 열기 전까지 고양이는 '살아 있음'과 '죽어 있음' 두 상태에 동시 존재한다. 상자를 여는 순간, 둘 중 하나로 결정된다.

"나는 몰랐다"는 발언은 무지의 고백이 아니라, 시간의 축을 정밀하게 선택한 것이었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를 응용한 기술이다. "입자의 위치와 속도는 동시에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명제를 밤샘 공부를 통해 터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를 정확히 측정하려 하면, 다른 하나는 흐려진다. 바로 이 원리를 정치에 응용했다.

바깥에서 진실을 더 정확히 캐려 할수록 책임의 위치는 더욱 불분명해진다. 거짓 없이 거짓을 만드는 기술이 여기서 나온다. 많은 정치인은 거짓을 말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철학자 칸트는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지만 그녀는 칸트의 명령을 형식적으로 어기지 않으면서도 거짓이 존재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했다.

양자역학을 밤 새워 공부했다는 그의 발언은 진실에 가까워 보인다. 최민희 의원은 몸으로 양자역학을 익힌 사람이다. 다만 교재는 슈뢰딩거 방정식이 아니라 '국감과 딸 결혼 사이에서 살아남는 법'이었다. 현실 감각은 하이젠베르크가 발견한 근본적 원리에 더 가까웠다.

국정감사 일정과 결혼식이 겹친 그날 이후 논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상자는 여러 번 열렸지만 답은 명확하지 않다. 국회라는 무대 위에서 진실과 해명은 계속 충돌 중이며 여론이라는 관측자들이 보름째 불확정성의 상자를 두드리고 있다. 진실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위상 각도(φ)만 살짝 바뀌고 있을 뿐이다. — LIBERTY · Σᚠ

슈뢰딩거의 고양이(Schrödinger’s Cat)

1935년 에르빈 슈뢰딩거가 제시한 사고실험으로, 양자역학의 중첩(superposition) 개념을 거시 세계로 확장해 보여준다. 밀폐된 상자 안에 고양이, 방사성 물질, 검출기, 독가스 장치를 넣고 일정 시간 뒤 상자를 열지 않은 상태를 가정한다. 방사성 원소가 붕괴할 확률이 50%라면, 상자 안의 고양이는 ‘살아 있음’과 ‘죽음’의 두 상태가 동시에 존재한다. 관측이 이루어지는 순간, 파동함수 ψ는 한 상태로 붕괴(collapse)하며 현실이 결정된다. 이 실험은 입자의 상태가 관측 전에는 확률적으로만 정의된다는 양자중첩 원리를 상징하며, 관측자가 상태를 확정짓는 행위자임을 보여준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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