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들이 모이는 큰 행사에 학교 대표로 봉사할 기회를 얻은 건 큰 영광이에요. 남은 정상회의 기간 경주를 방문한 외국인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책임감을 갖고 안내할게요."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이 진행 중인 29일 오전 11시 경주시 노서동 시외버스터미널 일대.
늦가을의 선선한 공기 속에서도 대구대학교 외국인 자원봉사자들은 밝은 미소로 외국인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자원봉사자 인증 비표를 목에 두른 일본인 유학생 야마다 아츠키(21·여)는 터미널 인근 카페 앞에 도착한 외국인 여행객에게 버스 노선도를 설명하느라 분주했다.
그는 "한국에서 공부하면서 받은 친절을 돌려주고 싶다"며 "세계 각국에서 온 분들이 한국은 따뜻한 나라였다는 기억을 갖고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터미널 주변에는 아츠키를 비롯해 일본인 4명, 몽골인 1명 등 5명의 외국인 자원봉사자가 배치돼 있었다. 모두 학교 내 성적 우수자로, APEC 정상회의 기간을 맞아 학교의 추천으로 선발됐다.
학생 대부분 1∼2학년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어학원에서 배운 능숙한 한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현지 상인들과도 자연스럽게 소통했다.
하지만 터미널 주변은 서양권 관광객들이 주로 찾아, 영어 대화에는 다소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몽골 출신 도르지수렝 아리운투야(20·여)는 "우리는 동양권 학생들이라 유럽이나 미국 등 서양권에서 온 분들과는 대화가 쉽지 않다"며 "그래도 서로 미소로 통할 때가 많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이들은 카페, 식당, 편의점 등 터미널 인근 상가에서 대기하며 외국인들이 이용에 불편함을 겪지 않는지 꼼꼼히 살폈다. 음식 주문을 돕거나 길을 묻는 관광객에게 동선을 안내하기도 했다.
자원봉사자들은 "학교 대표로 참여하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인 타케이치 타마키(22·여)는 "처음엔 부담이 있었지만 세계적인 행사를 현장에서 직접 돕는다는 건 값진 경험"이라며 "봉사자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책임감을 갖고 남은 일정도 무사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번 봉사를 통해 각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언어를 넘어선 소통의 가치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아츠키는 "짧은 만남이지만 우리가 보여주는 친절이 한국과 세계를 더 가깝게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주시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 현장 곳곳에서는 200여 명의 젊은 외국인 학생들이 '작은 외교관'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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