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국가유산을 보존·관리하는 책임자인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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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체위의 문화체육관광부 및 산하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경복궁 근정전 어좌에 앉은 것으로 논란이 된 김건희 여사가 창덕궁 인정전 어좌에도 올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양 의원은 “제보를 받은 내용”이라며 “당시 2월 김 씨가 슬리퍼로 갈아신지 않고 구두를 신은 채 어좌에 앉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2월에 창덕궁 인정전 어좌에 앉았으니 9월에 경복궁 어좌에 못 앉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면서 “왕이 되고 싶었던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기헌 민주당 의원은 당시 김 여사와 동행했던 황성운 문체부 기조실장(전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과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증인석으로 불러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와 종묘, 경복궁 외에 김 여사가 추가로 문화유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적이 더 없는지 캐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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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민주당 의원은 “김건희 발길만 닿으면 종묘가 카페가 되고 근정전 어좌가 개인 소파로 전락한다. 박물관 수장고는 개인 서재가 되고 명성황후 침전은 침실로 취급된다”며 “주술과 무속의 흔적이 있는지 철저히 살펴봐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 민형배 의원도 김 여사가 6개월여 동안 집중적으로 고궁을 방문한 데 대해 “윤석열 정부에서 비상계엄 절차를 쉽게 바꾼 뒤 어좌에 올랐다. 주술적 부분과 관련 있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특검이나 국정조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을 정확히 말하라”고 추궁했다.
김교흥 문체위 위원장은 문체부와 국가유산청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김교흥 위원장은 “김 여사가 고궁을 찾은 게 15번이다. 국가 행사 일정을 빼면 9번 개인적인 일로 고궁을 찾은 것”이라며 허민 국가유산청장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허민 청장은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김건희 특검과는 별도로 (유산청 내) 법무감사팀을 보강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진상규명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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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청장은 “국민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사적 행위고, 어느 누구도 해선 안 될 특혜 사유”라며 “국가유산 사적이용 등으로 국민께 분노와 우려를 느끼게 한 데 대해 국가유산의 보존·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책임자로서 대단히 송구한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일을 교훈 삼아 앞으로 국가유산을 더욱 더 철저히 관리하고 관련 규정을 엄격하게 만들어 절차에 소홀함이 없도록 진행하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 2023년 김건희 씨가 경복궁을 방문할 당시 경복궁 관리소장을 지낸 국가유산청 고정주 법무과장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김건희 씨가 근정전 어좌에 앉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고 과장은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의 연락을 받고 김건희 씨를 수행하게 됐다”며 “오후 1시 35분쯤 김 씨가 협생문을 통해 들어와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과 손을 잡은 채 근정전으로 들어가 10여 분 정도 내부를 관람했고, 전반적인 내용은 이배용 위원장이 설명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당시 상황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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