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더 위대하게)'가 본격화하면 한국이 큰 수혜를 누릴 전망이다. 핵심 변수는 일본과 중국이다. 특히 최근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조선업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방한 일정을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의 조선산업 점검에 따르면 미국의 상선·함정 발주가 본격적으로 전개될 경우, 국내 조선사들은 상당한 수주 물량을 확보할 전망이다.
미국이 건설 예정인 대규모 액화 터미널이 완공되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량은 작년 대비 약 11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LNG 운반선 시장점유율 1위인 국내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의회는 전략적 상선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선박법(SHIPS for America Act)' 통과를 추진하고 있는데, 법안이 통과되면 탱커, 컨테이너선 등 다른 선종의 수주도 확대될 수 있다.
함정 분야에선 미국이 2054년까지 총 364척의 함정을 확보할 예정으로, 연평균 401억달러의 예산이 투입되고 누적 1조달러 넘게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는 해외 조선소의 미국 함정 건조가 사실상 금지돼 있지만, 지난 2월 '해군 준비 태세 보장법'이 발의되면서 동맹국의 시장 진입 가능성이 생긴 것이 긍정적 요인이다.
보고서는 소형 수상 전투함(80척)과 군수지원함(71척)은 상대적으로 군사적 민감도와 기술 진입장벽이 낮고, 한국의 건조 경험이 풍부하기에 법안 시행 시 시장 진입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 대한상공회의소
문제는 일본과 중국이다. 우선 일본이 미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토대로 한국과의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조선 경쟁력만 보면 한국이 앞서지만, 국제관계와 정치적 논리에서 다소 힘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1960년 상호협력 및 안전보장조약 체결 이후 지속된 미일 안보 협력과 방산 공동개발 경험 등 오랜 기간 우호적으로 유지 중인 미일 관계를 고려할 때 향후 일본이 한국과의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전했다.
최근 이뤄진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양국 관계를 "가장 강력하고 위대한 동맹이다"고 규정한 점도 한몫한다.
또 미일은 조선 분야 협력각서를 체결했고, 향후 조선소 현대화와 공동 기술개발 등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미중 간 해양 패권 경쟁이 중국의 대(對)한국 제재로 확대될 경우, 국내 조선업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중국 상무부는 한화그룹 조선·해운 계열사의 미국법인 5곳에 제재를 내리며 한미 조선 협력 방해에 나선 바 있다. 한국이 미국 정부에 협조해 중국의 이익을 훼손했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중국이 국내 조선사들의 미국 진출 및 미 해군·조선소와 협력 강화 기조를 견제하기 위해 제재 범위를 한국 조선사로 확장할 경우, 중국 기항 비중이 높은 선주사들의 한국향 발주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면서 "국내 조선사의 중국산 기초 기자재 조달이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일본과 중국이 마스가 프로젝트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이유다. 이런 상황 속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 땅을 밟았다.
그는 이날 경주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특별연설을 통해 "한국은 조선산업이 아주 발전했다. 이 자리에 있는 분 중에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분이 있을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조선소가 될 것이다"며 "전임 대통령이 잘못했기 때문에 (미국) 조선업이 사라졌다. 다시 조선산업을 미국으로 강력하게 가져오면 한국과의 동맹도 함께 강해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조선소로, 작년 한화그룹이 1억달러에 인수한 곳이다. 한화는 이곳을 중심으로 미국 내 선박 건조 역량을 확대할 계획을 전했다. 이곳은 마스가 프로젝트의 상징적인 장소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마스가 프로젝트를 비롯한 양국 간 조선 협력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자격으로 방한한 것은 1기 정부 때인 지난 2017년 11월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서울 방문과, 2019년 6월 서울 한미 정상회담 및 판문점 방문 이후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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