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199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축적된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한우의 성장 성적과 육질이 전반적으로 크게 향상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농진청은 이날 '한우는 어떻게 K-브랜드가 됐나'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어 "지난 30년 동안 한우는 유전능력 개량과 정밀 사양기술 발전을 통해 맛·식감·색감이 균일해지고 품질 수준이 한층 정교해졌다"고 전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한우 산업이 고급육 중심 체계로 전환된 것은 1990년대 중반 우루과이라운드 협정 이후다. 소고기 시장 개방으로 값싼 수입 소고기가 대량 유입되면서 정부는 가격 경쟁 대신 품질 중심의 '고급화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후 국가 차원의 개량 정책과 연구개발이 집중되면서 고급육 생산·유통 체계가 확립됐다. 이런 변화를 겪어온 지난 30년 동안 한우가 'K-브랜드'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 농진청의 평가다.
실제 해당 기간 6개월령 체중은 144.7㎏에서 157.7㎏으로 약 9.0% 뛰었고, 생체중은 575.5㎏에서 756.3㎏으로 31.4% 증가했다.
근내지방도(마블링)는 3.62에서 5.10으로 약 40.9% 개선됐다. 특히 16개월령 이후 근내지방이 빠르게 형성돼 30개월령에 최고치를 보였다.
한우의 도체 특성 변화도 뚜렷하다. 실제 먹을 수 있는 살코기 비율(정육률)은 36.4%에서 38.8%로 상승했다. 등심의 지방 함량(마블링)은 100g당 10.7g에서 14.3g으로 33.6% 이상 증가했다.
육즙을 잘 유지하는 성질(보수력)도 약 21% 증가해 육즙이 풍부하고 촉촉한 식감을 더 잘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농진청 관계자는 "이는 성장 단계별 영양 관리와 사양기술의 정밀화가 품질 고급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은 한우 품질 혁신을 이끌기 위해 ▲유전능력 개량 ▲맞춤형 사양기술 고도화 ▲체계적 품질관리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추진해 왔다.
구체적으로 1993년부터 한우 개체의 형질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유전능력 평가 체계를 구축했고, 1990년대 말 한우고기 품질 고급화를 위한 개량 체계로 전환했다.
이후 2017년에는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씨수소 선발 기법을 도입해 평가 정확도를 높였고, 2020년부터는 농가 암소 대상 '유전체 유전능력 분석 서비스'를 상용화해 농가 보유 암소의 유전능력 예측정확도를 40%에서 60%까지 끌어올렸다.
아울러 국립축산과학원은 한우 성장단계에 따라 영양 수준을 세분화한 맞춤형 사양관리 체계를 확립하고, 농가가 한우의 영양소 요구량에 맞춰 섬유질배합사료(TMR)를 직접 제조·급여할 수 있도록 농식품 부산물 활용 기술 개발·보급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진청은 앞으로도 한우 사육 농가의 경영 효율성 제고와 한우 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현장 밀착형 실용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사료 효율과 번식 효율 향상을 위한 유전개량 및 사양기술 고도화, 온실가스 저감, 고온기 대응 사육환경 개선 기술 등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농가에 신속히 보급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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