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업계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이다. 이는 음원 시장에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드라마 OST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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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한국음악콘텐츠협회(써클차트)에 따르면 최신 월간 톱400 차트(9월 기준) 내 OST 부문 점유율은 13.0%로 집계됐다.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크러쉬의 ‘뷰티풀’(Beautiful) 등 tvN 드라마 ‘도깨비’ OST들이 차트 상위권을 휩쓸었던 2017년 1월(32.1%)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나마 ‘골든’(Golden)을 필두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수록곡들이 OST로 함께 분류돼 두 자릿수대 점유율을 넘긴 것이다. ‘케데헌’ 공개 전 10개월간(2024년 9월~2025년 6월) OST 부문의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대에 머물렀다.
국내 주요 음원 차트 멜론 최신 장르종합 일간 차트(10월 27일자)를 살펴보면, 30위권 내에 진입한 드라마 OST 곡은 단 한곡도 없다. OST에 속하는 톱30 진입곡은 각각 영화 ‘첫사랑 엔딩’과 웹툰 ‘선녀외전’ 컬래버레이션곡으로 발매된 이창섭의 ‘한번 더 이별’과 ‘천상연’ 2곡뿐인데 이마저도 모두 리메이크 음원이다.
OST 업계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의 득세로 인한 드라마 소비 구조 변화를 부진의 주원인으로 본다. 시청률 하락으로 본방 직후 동시간대에 음악 검색과 재생이 몰리는 힘이 약해졌고, OTT 드라마가 멜로보단 스릴러·액션 등 장르물 중심이라 음원 화력이 강한 감정선 중심의 발라드 계열 OST의 노출 기회가 적어졌다.
OST 흥행이 어려워지면서 화려한 가창자 라인업을 갖춘 작품도 눈에 띄게 줄었다. 한 OST 제작사 관계자는 “방송사와 드라마 제작사들이 당장의 히트를 기대하기보단 지식재산권(IP) 확보를 위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적자 최소화를 위해 제작비를 줄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가창곡이 아닌 BGM, 스코어 중심 트랙을 OST로 사용하는 게 대세가 된 흐름도 제작비 축소의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음악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이용해 시청자가 직접 OST를 만드는 ‘팬 메이드 OST’ 문화가 새롭게 생겨나 이목을 끌고 있다. 작품을 대표할 만한 OST가 탄생하지 않자 시청자들이 직접 드라마 세계관과 캐릭터의 감정선을 기반으로 한 노래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제작비가 줄어든 상황 속 OST 제작사들이 만드는 음원의 차별화된 매력과 완성도가 예전만 못하다는 방증”이라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OST가 IP 확장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브랜딩형 콘텐츠’로 진화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한다. 김진우 음악 전문 데이터저널리스트는 “음악을 통해 작품의 세계관을 다시 경험하게 하는 OST 콘서트 등이 새로운 수익화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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