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연말 정기 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국내 배터리 3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수요 정체기)이라는 동일한 파고를 맞았지만, 받아 든 성적표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위기 속에서 성과를 입증하며 연임에 청신호가 켜진 곳이 있는 반면, 끝 모를 부진과 예기치 못한 리스크에 발목이 잡히며 교체설까지 수면 위로 떠오른 곳도 있다.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웃지 못한 김동명...사법 리스크에 ‘발목’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 6013억 원이라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이는 미국 IRA 세액공제(3655억 원) 효과에 크게 기댄 성적표다.
이를 제외한 자체 영업이익은 2358억 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아 내실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더 큰 문제는 미국에서 연이어 터진 사법 리스크다.
니콜라 배터리 화재 조사와 이민세관국(ICE)의 불법체류자 고용 관련 공장 단속은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혔다.
이는 CEO의 핵심 역량 중 하나인 위기관리 능력의 부재로 평가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적만으로는 덮기 힘든 대외 리스크가 연임 가도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내년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 책임론이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1.7조 적자’ 최주선, 추락하는 실적에 교체설 ‘솔솔’
최주선 삼성SDI 사장은 ‘구원투수’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리더십이 최대 기로에 섰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체질 개선을 이끌었던 그에게 걸렸던 기대는 1조 7000억 원에 육박하는 누적 적자 앞에 빛이 바랬다.
특히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이 최근 4개 분기 중 가장 큰 규모를 기록하며 실적 악화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 위기감을 더한다.
시장에서는 전기차 캐즘을 극복할 뚜렷한 반전 카드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장의 실적 부진을 넘어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2028년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그룹의 연말 인사에서 최 사장의 거취는 배터리 사업에 대한 삼성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실적·재무’ 두 마리 토끼 잡은 이석희...연임 굳히기
이석희 SK온 사장은 연임 가도에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사장은 기술 중심의 내실 경영을 통해 ‘통합 SK온’의 성공적인 첫발을 뗐다.
특히 SK엔무브와의 합병을 통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8000억 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확보, 회사의 현금 창출 능력을 극적으로 끌어올렸다.
SK이노베이션이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을 모두 상환하며 2026년까지였던 IPO 압박에서 완전히 벗어난 점도 큰 성과다.
미국 ‘플랫아이언 에너지’와의 대규모 ESS 공급 계약과 스타트업 ‘슬레이트’를 신규 고객사로 확보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흑자 전환 전까지 연봉을 자진 반납하며 보인 책임감 있는 모습까지 더해져 이 사장의 연임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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