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행사 개회식에서 "전쟁의 잿더미에서 산업화를 일궈내고 역사의 굽이굽이마다 민주주의를 지켜내온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가 그리고 오늘의 우리 대한민국이 여러분에게 위기를 헤쳐갈 영감과 용기를 선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오늘 CEO 서밋 역시 위기의 해법을 함께 모색하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해 한 발 나아간 귀중한 만남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20년 전 대한민국 부산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당시 의장국이던 우리 대한민국이 발표한 ‘부산 로드맵’에는 자유롭고 개방된 무역 체제를 지지하는 회원 여러분의 단합된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2025년 오늘날, APEC을 둘러싼 대외적 환경은 그때와는 많이 다르다"며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가 고개를 들며 당장의 생존이 시급한 시대 협력과 상생, 포용적 성장이란 말이 공허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이러한 위기 상황일수록 역설적으로 연대의 플랫폼인 APEC의 역할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이 있다. APEC은 위기의 순간마다 서로의 손을 잡고 연대하며, ‘상호 신뢰’가 ‘상호 번영’의 지름길임을 입증해 왔다"며 " APEC은 글로벌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앞에서도 의료 물품과 필수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서 협력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년 전 APEC의 단결된 의지를 모아냈던 대한민국이 다시 APEC의 의장국으로서 위기에 맞설 ‘다자주의적 협력’의 길을 선도하려고 한다"며 "경주는 우리가 되새겨야 할 협력과 연대의 가치가 오롯이 녹아 있는 최적의 장소로 자부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삼국시대의 패권 경쟁과 외세의 압박 속에서도 천년 왕국 신라는 시종일관 외부 문화와의 교류 그리고 개방을 멈추지 않았다. 그 힘으로 분열을 넘어 삼국을 통일하고, 한반도에 통합의 새 시대를 열어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 날마다 새로워지며 사방을 아울렀던 신라의 정신이야말로 이번 APEC 정상회의 주제인 ‘연결, 혁신, 번영’의 가치와 맞닿아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의 박수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연결’은 단절의 시대를 잇는 연대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역내 신뢰와 협력의 연결고리를 회복하기 위해 "‘공급망 협력’이 핵심"이라며 "대한민국은 APEC 최초로 공급망의 지속가능성을 화두로 '민-관 합동 포럼'을 개최해 민간이 공급망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길을 열었다. 또한 2023년 ‘공급망안정화법’을 제정하여 국내외 공급망에 대한 위기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고 했다.
아울러 "지난 5월 통상장관회의에서는 ‘APEC 연결성 청사진’의 이행을 마무리하고, 앞으로 디지털 연결을 통해 인적, 물적, 제도적 연결성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경주의 목조 건축물 중에 아시겠지만 ‘수막새’라는 전통 기와가 있다"며 "연결의 지혜를 품은 ‘수막새’가 천년 세월을 버티며 동아시아 문명의 지붕을 지켜왔던 것처럼 인적, 물적, 제도적 연결이야말로 APEC의 성장과 번영을 위한 든든한 지붕이 되어 줄 것"이라고 했다.
또한 " ‘혁신’은 미래 성장의 기반이자 핵심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혁신의 핵심은 바로 인공지능"이라며 지난 5월 통상장관회의, 지난 9월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구성 등 대한민국의 인공지능 활용 노력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인공지능 이니셔티브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번영’은 미래세대를 위한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지속 가능한 발전과 공동 번영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성장의 기회와 과실을 고루 나누는 일에 함께 힘써야 한다"며 "대한민국은 앞으로도 경제성장과 발전의 경험을 아낌없이 나누는 ‘선도 국가’로서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한 "APEC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인재 육성에도 힘쓰겠다"며 "올해 8월 대한민국은 ‘APEC 미래 번영기금’을 설립하고 100만 달러를 기여했다. 청년들의 지식 교류와 디지털 역량 강화는 물론 인구, 환경 문제 등 핵심 과제에 관한 연구, 창업 지원과 기술 훈련 등 5대 중점 분야를 우선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신라의 화랑제도가 젊은 인재를 육성하고 통일왕국의 시대를 열어냈던 것처럼 APEC의 미래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성장과 공동 번영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위기와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하나 되는 ‘연대와 협력’이 우리 모두를 더 밝은 미래로 이끄는 비결"이라며 "이 자명한 진리는 지난 겨울, 오색의 응원봉으로 내란의 어둠을 몰아낸 우리 대한민국의 ‘K-민주주의’가 증명한 것이기도 하다. 4개 대륙 21개 경제 체제가 연결된 협력의 무대, 2025 APEC을 미래로 도약할 모두의 무대로 만들어 주실 것으로 믿는다"며 특별연설을 마무리했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