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김밥·감자탕까지 K-푸드가 여행 코스가 되다...외국인이 즐기는 한국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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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김밥·감자탕까지 K-푸드가 여행 코스가 되다...외국인이 즐기는 한국의 일상

뉴스컬처 2025-10-29 10:20: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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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한국을 방문하는 글로벌 여행객의 관심사가 ‘명소’에서 ‘일상’으로 옮겨가고 있다.

2024년 잠재 방한 여행객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한국 방문 시 가장 해보고 싶은 활동 1위는 ‘맛집 투어(15.7%)’로 나타났다. 한국 음식은 더 이상 ‘전통적 요리’에 국한되지 않고, 외국인에게 한국을 이해하는 언어로 자리 잡았다.

한국관광공사가 2018년부터 2025년 7월까지의 외국인 카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외국인 관광객들은 명소 중심의 이동을 넘어 한국인의 일상 속에서 미식을 경험하는 새로운 K-푸드 지도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과거 외국인에게 대표적이던 한식은 김치, 불고기, 비빔밥 등이었지만, 최근에는 드라마 속 회식 장면이나 아이돌이 즐기는 간식처럼 한국인의 일상식이 더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라면, 김밥, 길거리 간식이 SNS와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K-푸드는 단순히 전통 음식이나 특별한 음식이 아니라 한국인의 생활 자체를 보여주는 하나의 문화적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 카드 결제 데이터를 보면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외국인 소비 중 연평균 성장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아이스크림(35.0%), 편의점 음식(34.0%), 와플·크로플(25.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편의점은 2023년 이후 성장세가 가팔라져 2024년 전년 대비 성장률이 79.2%에 달했다.

소셜미디어 분석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헌터스' 관련 인스타그램 게시물에서 전체 단어의 22.9%가 K-푸드와 연관되어 있었으며, 주요 키워드는 라면, 과자, 김밥, 호떡·핫도그와 같은 길거리 음식이었다. 외국인들의 관심은 전통 한식에서 현재 한국인이 즐기는 ‘일상 속 K-푸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 명동의 마트. 사진=연합뉴스
서울 명동의 마트. 사진=연합뉴스

외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메뉴는 햄버거, 베이커리, 카페였지만, 한국에서는 한정판 메뉴, 지역 토핑, 협업 제품 등 ‘한국식 변주’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카드 결제 데이터를 보면 카페 890만 건, 베이커리 300만 건, 햄버거 230만 건으로 외국인 소비 비중이 높았으며, 전년 대비 성장률 또한 상위권이었다. 특히 맥도날드 불고기버거, 스타벅스 여수·제주 전용 메뉴와 한옥 콘셉트 매장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필수 경험으로 자리 잡았다. 동시에 런던베이글뮤지엄, 카페 어니언 등 로컬 카페들은 감각적인 공간 디자인과 브랜딩으로 31.5% 성장하며, 카페 자체가 하나의 관광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편의점은 외국인에게 한국인의 하루를 맛보는 미식 체험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관련 SNS 게시물의 40.1%가 음식과 연결되어 있으며, 주요 키워드는 라면, 커피, 과자였다. 2025년 1~7월 편의점 카드 결제 건수는 약 1,300만 건으로 K-푸드 업종 중 가장 많았다. 빠른 트렌드 반영도 편의점의 매력이다. 2025년 6월 CU에서 출시한 스무디는 외국인 SNS에 곧바로 등장했고, 바나나우유와 커피를 섞은 ‘bananamilkcoffee’ 같은 창의적 조합도 확산되었다. 외국인들은 이렇게 한국 편의점을 단순한 소비 공간을 넘어, 놀이와 창작의 장으로 경험하고 있다.

한국인의 평범한 일상 음식도 외국인에게는 특별한 한 끼가 된다. 2025년 7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소비 성장률이 높은 메뉴는 국수·만두 55.2%, 감자탕 44.0%였다. 중국, 일본, 호주 등 다양한 국가에서 국수·만두 소비가 상위권에 올랐고, 감자탕은 대만 159%, 홍콩 119% 성장하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단체 관광 비중이 높은 대만 관광객은 감자탕과 전골류처럼 여러 명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메뉴를 선호하며, 한국 특유의 진한 맛을 체험하는 데 관심을 보였다. 전통 간식 역시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다. 떡과 한과 소비는 76.9% 급성장했으며, SNS에서 유행한 ‘꿀떡 시리얼’은 30만 건 이상의 좋아요를 기록하며 국내 기업의 신제품 출시로 이어졌다.

울 명동 한 K-푸드 전문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울 명동 한 K-푸드 전문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가별 미식 지도를 보면, 각국 관광객의 선호가 뚜렷하다. 중국 관광객은 육류 한식과 치킨 소비가 높고, 미국 관광객은 햄버거와 양식을 선호하면서도 로컬 카페와 베이커리로 새로운 경험을 찾는다. 일본 관광객은 국수·만두와 베이커리를 중심으로 가벼운 한 끼와 디저트를 곁들인 식사 루틴을 이어가며, 대만 관광객은 감자탕, 전골류와 국밥, 해물·생선 한식을 통해 한국 특유의 진한 맛을 즐긴다. 성수동은 외국인에게 가장 선호되는 로컬 카페 밀집지로 전체의 18.8%를 차지했고, 명동 11.25%, 서교동·압구정동 8.8%, 가회동 6.3%, 한남동 5.0% 순으로 나타나, 전통 관광지와 신흥 트렌드 거점이 함께 주목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본질적인 변화는, 이제 외국인 관광객들의 이동이 명소 중심이 아니라 한국인의 생활 반경 속에서 이루어지는 미식 경험이라는 점이다. 한국의 음식은 이제 문화이자 여행의 언어가 되었으며, 외국인들은 한국인의 하루를 한 입에 담아 자신만의 K-미식 지도를 그리고 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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