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트럼프, 경주서 두 번째 회담…‘관세 협상·동맹 현대화’ 분수령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썰 / 김봉연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오후 경북 경주에서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 8월 워싱턴 회담 이후 불과 두 달 만으로, 역대 최단 간격의 상호 방문이다. 회담장 주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초비상이 걸리며 도시 전체가 숨을 죽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오전 일본 일정을 마친 뒤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계획이다. 이후 미 해병대 전용 헬기 ‘마린원(Marine One)’을 타고 경북 경주로 이동할 예정이다. 착륙 지점은 경주 내 헬기장으로, 경찰과 경호 당국은 해당 지역을 전면 통제한 상태다.

이 헬기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투숙할 것으로 알려진 힐튼 경주호텔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주요 회담장과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헬기 착륙 후 트럼프 대통령은 방탄 리무진 ‘더 비스트(The Beast)’를 이용해 이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호태세는 이미 며칠 전부터 최고 수준으로 격상됐다. 지난 26일에는 치누크 헬기 두 대와 호위용 중형 헬기 1대가 착륙 훈련을 진행했고, 포항경주공항에서는 ‘마린원’으로 불리는 헬기 두 대가 주민들에게 포착됐다. 28일 오후에는 경찰관 30여명이 헬기장 인근을 수색하며 비상 상황에 대비했다.

오부명 경북경찰청장은 “한 치의 틈도 없는 철벽 경호로 각국 정상들을 보호하겠다”며 “단 한 건의 돌발 상황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주에는 트럼프 대통령 외에도 각국 정상들이 속속 도착하며, 보문관광단지 일대와 APEC CEO 서밋 행사장 등 주요 장소의 통제가 강화됐다. 트럼프 방한에 맞춰 전국금속노동조합·민주노총 경북본부가 반미·반일 집회와 행진을 예고했고, 보수성향 단체 ‘자유대학’도 맞불 집회를 준비 중이다. 경찰은 양측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경비병력과 차벽을 추가 배치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한미 관세 협상 ▲동맹 현대화 ▲경제안보 협력 강화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금 운용과 수익 배분 문제가 핵심 쟁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회담 전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개막식에서 특별 연설을 통해 한국의 ‘포용적 혁신 성장 전략’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과 연쇄 회담을 이어가며 APEC 일정을 소화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인 30일,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미중 정상회담에 나선다.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과 금융시장 흐름이 크게 요동칠 수 있는 만큼,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경제안보의 방향을 가늠할 ‘전주곡’으로 평가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깜짝 회동’을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도쿄로 향하던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그를 만나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김 위원장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