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홋카이도에 'HVAC 테스트 랩' 설립…글로벌 공조시장 정조준한 '기후 기술·신뢰성 경영'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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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홋카이도에 'HVAC 테스트 랩' 설립…글로벌 공조시장 정조준한 '기후 기술·신뢰성 경영' 강화

폴리뉴스 2025-10-29 08:55:16 신고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혹한의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난방 성능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시설을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에 설립했다. 겨울철 영하 20도 이하의 혹한과 월 적설량 1m를 넘는 극한 기후를 활용해 냉난방 핵심 기술을 실험·검증하려는 것이다.

이번 조치는 '기후 내성(耐性)' 기술 확보를 통해 글로벌 HVAC(Heating, Ventilation, Air Conditioning)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 혹한 실험기지로 기술 신뢰성 검증

아사히카와는 일본 최북단 내륙 분지에 위치한 대표적 한랭지다. 삼성전자는 이곳의 환경을 활용해 냉난방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제상(除霜) 시스템'과 '히트펌프 솔루션'의 효율을 집중 검증한다.

제상 시스템은 열교환기에 생기는 성에를 제거해 난방 효율을 유지하는 핵심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AI 기반으로 성에의 형태를 학습해 최적의 제상 시점을 자동 판단하는 기술을 이미 상용화하고 있으며, 이번 테스트 랩을 통해 한층 정교한 알고리즘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 기술은 단순한 성능 개선을 넘어 혹한 지역에서도 에너지 효율과 난방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탄소 저감형 냉난방 기술'로 평가된다.

■ 유럽 히트펌프 시장 본격 공략

삼성전자가 이번 연구소 설립을 일본에 둔 이유는 명확하다. 유럽을 중심으로 급성장 중인 히트펌프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히트펌프는 전기를 이용해 공기 중 열을 재활용하는 고효율 냉난방 방식으로, 유럽연합(EU)의 탄소중립 정책과 맞물려 보일러를 대체하는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웨덴 왕립공과대학(KTH), 룰레오 공과대학 등과 협력해 히트펌프 기술 고도화 연구를 병행 중이다. 연구 성과는 홋카이도 테스트 랩에서 실환경 실험으로 검증된다. 이를 통해 혹한기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차세대 히트펌프 시스템'을 개발, 유럽 시장을 비롯한 고위도 지역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 일본·유럽 학계와 협력…글로벌 기술 네트워크 확장

삼성 HVAC 테스트 랩은 단순한 기업 연구소를 넘어 산학연 협력의 전진기지 역할도 수행한다. 삼성 일본연구소(SRJ)와 홋카이도대가 참여하는 공동 연구를 통해 지역 기후 특성을 반영한 냉난방 알고리즘, 압축기·열교환기 성능 개선 기술을 개발한다.

이를 통해 삼성은 ▲극한 온도 대응 제어기술 ▲효율적 열사이클 설계 ▲신소재 열교환 시스템 등 냉난방기 핵심 기술의 글로벌 표준화를 주도하려는 구상이다.

문종승 삼성전자 DA사업부 부사장은 "혹한 기후를 활용한 시험 환경을 확보함으로써 고효율 공조 솔루션의 신뢰성을 한층 높였다"며 "지속 성장하는 글로벌 공조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 글로벌 공조사업 '3단계 확장 전략'

이번 테스트 랩 설립은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글로벌 HVAC 사업 3단계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1단계는 제품군의 고효율화—프리미엄 냉난방기의 에너지 절감 기술 확보, 2단계는 현지화된 신뢰성 검증 체계 구축—이번 홋카이도 테스트 랩이 그 핵심이며, 3단계는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플랙트그룹(FläktGroup) 인수를 통한 유럽 상업·산업용 공조시장 진출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필리핀 마닐라의 고급 복합단지, 인도네시아 발리 리조트 등 대형 프로젝트에 2,000여 대 이상의 공조 솔루션을 공급하며 '프리미엄 공조 브랜드'로 입지를 굳혔다. 여기에 플랙트그룹 인수를 통해 중앙 공조·산업용 설비·데이터센터 냉각 등 대형 수요처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 '기후 내성 기술'로 미래 공조시장 선도

삼성전자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제품 검증이 아니라 ① 기후위기에 대응한 기술 신뢰성 확보 ② 글로벌 시장별 맞춤형 제품 개발 체계 구축 ③ AI·에너지 융합형 냉난방 기술 경쟁력 강화라는 세 가지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유럽 탄소중립 규제와 데이터센터·산업단지용 공조 수요 증가 속에서, 혹한 환경에서의 난방 효율 확보는 곧 에너지 절감률과 지속가능 경쟁력을 의미한다.

결국 이번 아사히카와 테스트 랩 설립은 '기후 기술의 내재화와 시장 신뢰 확보를 동시에 추구하는 삼성의 장기적 공조사업 전략'으로 요약된다.

삼성전자가 앞으로 북미·유럽을 잇는 글로벌 HVAC 네트워크를 완성한다면, 단순 냉난방 기술이 아닌 '기후기술(Climate Tech)'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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