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구이 전문점 붐'으로 북한산 조개 반입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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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구이 전문점 붐'으로 북한산 조개 반입 숨통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10-29 03:43:37 신고

  당시에 내가 처한 여건과 상황은 이것저것 따질 상황이 아니었다. 북측에서 수입해 곧바로 유통시켜 한 푼이라도 벌 수 있는 품목은 수산분야, 특히 활조개 밖에 없다고 보고 다시 한번 시도해 보기로 했다.

  통일부에서 조개를 수입하려면 단동 민경련 대표부에 가서 계약해야 한다고 알려줘 난생처음 단동에 갔다. 단동대표부라는 데를 물어물어 찾아갔는데 직원들이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내로라하는 남측 조개수입업자들이 계약하려고 줄을 서 있는 상황에서 수산 분야에는 금시초문인목민이란 회사가 찾아와 계약하자고 하니 대놓고 무시할 수밖에 없었다.

 압록강호텔에 민경련 단동대표부가 있었는데 방문하니 기다리라 해놓고 2시간이나 대기했는데도 아무 연락이 없어 거칠게 항의했더니 마지못해 계약서를 내놓았다. 대표부가 제시한 조건은 두 가지였는데 담보금 5만달러(7163만원)를 내야 물건을 보낼 수 있다는 것과 반드시 해상운송을 통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두 가지 다 내 여건으로는 당시에 급하게 준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내가 그냥 컨테이너로 할 거다했더니 민경련 직원은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한참을 내 얼굴만 빤히 쳐다보다 조개를 무슨 컨테이너로 하느냐고 핀잔을 주었다.

북측과 수산물 계약서
북측과 수산물 계약서

 바로 한국에 돌아와 통일부에 접촉결과 신고서를 제출하고 단동대표부에 팩스로 컨테이너에 활조개 품목을 실어 보내라고 주문을 했다. 세부사항을 협의하려고 전화를 수십번 했는데 한 번인가 받고는 연락이 끊어졌다. 울화통이 터졌지만 내가 입장이니 한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속만 끓이고 있었다.

그 후 한달 정도 지났을 즈음 단동대표부에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목민은 단동담당이 아니라 북경대표부 담당이니 거기로 전화해 보라며 전화번호를 알려 주었다. 그래서 북경 민경련 대표부에 전화하니 한번 북경대표부를 방문하라는 말을 했다.

그래서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 매한가지, 어차피 시작한 일이니 일단 부딪혀 보자, 하는 심정으로 북경에 갔다. 북경에 가길 잘했다. 의외로 일이 일사천리로 처리돼 허수림 대표가 컨테이너로 물건을 보내겠다고 했는데 정말로 국양해운에 실어 보냈다. 허 대표랑은 첫날 인사 나누고 술 한잔하면서 바로 형님, 아우 하는 사이가 됐다.

그러나 첫 컨테이너 반입은 또 다른 시행착오의 시작이었다. 계약부터 순탄치 않았던 조개사업은 나중에생물 장사라는 신천지에 진입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훈련 과정이었던 것 같다.

활조개 품목별 선별작업/보세창고
활조개 품목별 선별작업/보세창고

처음에 생물을 드라이 컨테이너에 실어 인천항에 들여오니 이를 본 다른 수산업자들이별 희한한 인간을 다 본다라면서 뒤에서 수군거렸다고 한다. 우리 회사가 얼마나 버티는지 뒤에서 자기들끼리 내기도 했다고 나중에 들었다. 어떤 업자는 길게 잡아 석 달?’그런 비아냥도 했단다. 지금 생각하면 그럴 만도 했다. 보통 수산업은 대를 이어 하거나 적어도 장화 신고 10년은 넘게 물속에서 뒹굴어봐야 그 장사 속성과 이치를 어느 정도 깨친다는 게 그 바닥의 속설이었다.

그런데 아무 경험도 없이 남의 말만 듣고 앞뒤 재보지도 않고 돈키호테식으로 뛰어들어 좌충우돌하며 반입했으니 고생문이 열렸다고 다들 본 거다. 역시 수산업자등의 예견이 맞았다. 그래서 드라이 컨테이너로 살아 있는 조개를 남포항에서 실어 온다는 건 한계가 있구나를 알게 되었다왜냐하면 남포에서 인천을 운항하는 컨테이너선은 화믈이 어느 정도 차야 움직일 수 있는 거지, 기차처럼 승객이 찼든 안 찼든 정확하게 제 시간에 출발하고 그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남포에서 화물이 다 찰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동안 생물일 조개가 살아서 인천항까지 올 가능성은 낮은 것이었다. 그런 현실을 깨닫고 마음으로 거의 포기했을 때 즈음 이 외의 일이 일어났다.

당시 한국에 조개구이 전문점이 조금씩 붐이 일기 시작할 때였는데 그 덕분에 북한산 조개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싶었던 대천의 한 도매업자가 북한산 동해조개를 컨테이너로 해서 인천으로 가져다 줄 수 있냐고 물어온 것이다. 대천 도매업자는 긴가민가하며 주문을 내면서도설마 진짜 가져 오겠어?’란 심정으로 그 업자는 실험적(TEST) 주문을 낸 것이다.

즉시 나는 북한에 동해조개의 품목과 원하는 수량을 통보하고 남포항에서 컨테이너에 실어 보내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하필 그때가 장마철이라 주문한 지 보름이 지나서 겨우 동해조개가 도착했다. 나중에 들으니 폭우로 도로와 교량이 대거 유실되어 갖은 고생 끝에 실어 보냈다는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물량이 그나마 2주 정도 걸려 도착한 게 다행이다 싶고 고마웠다. 이런 일로 북측 사업파트너가 참 믿을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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