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 리더십 부재...갈피 못 잡는 차세대 발사체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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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청 리더십 부재...갈피 못 잡는 차세대 발사체 사업

투데이신문 2025-10-28 18:21: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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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시 사남면 해안산업로 537에 위치한 우주항공청 임시청사. [사진=우주항공청]
경남 사천시 사남면 해안산업로 537에 위치한 우주항공청 임시청사. [사진=우주항공청]

【투데이신문 양우혁 기자】 우주항공청의 재사용 발사체 개발 계획에 진전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와 민간이 수차례 논의를 이어왔지만 실상은 동일 인물이 직책만 바꿔 반복 참석하는 등 ‘탁상공론’에 그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우주항공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형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은 2023년 7월 최초 착수된 이후 현재까지 27개월 동안 진전 없이 지연만 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 추진 도중 계획안에 발견된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7월 계획안을 변경하면서 본래 일정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지만, 계획안 변경이 이뤄진 뒤로부터 지금까지 관련 회의를 17차례 진행했음에도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앞서 우주청은 기획재정부를 통과한 예타안대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으나, 지난해 7월 소모성 연료인 ‘케로신’에서 재사용이 가능한 ‘메탄’으로 변경하는 계획을 돌연 다시 세웠다. 이후 진행된 회의는 외부전문위원 설계검토회의, 우주수송부문 사업추진위원회,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 등 이름을 달리해 주요 정부기관 관계자와 민간위원들이 참여했지만 실익은 없었다. 일부 민간위원은 직책만 달리해 여러 다른 회의에 중복 참석한 정황까지 확인된 상황이다.

우주청은 케로신 대신 메탄을 활용하는 발사체가 추후 더 각광받는 기술이라며 사업 계획을 변경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같은 사업 계획 변경에 따른 극심한 업계 반발이 지연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주청의 자문체계는 ▲국가우주위원회 ▲사업추진위원회 ▲실무위원회 ▲외부전문검토 ▲기획자문위원회 등 4~5 단 구조로 복잡하게 겹쳐 있다 . 심지어 동일 인물이 연구와 자문, 심의를 겸직하는 이해 상충 사례도 확인됐다. 결국 “우주청장은 승인만, 결정은 자문단이 한다”는 자조적인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

사업 지연에 따른 부작용은 커질 수밖에 없다. 2024년에 배정된 본예산 1101억원 중 실제 집행된 금액은 352억원으로, 전체의 32%에 불과했다. 유관기관인 항공우주연구원에서는 연구수당 19억원이 집행률 미달로 지급되지 않았다. 사업이 멈추면서 국내 협력기업 300여 곳은 갑자기 일감을 잃었다. 대다수가 생산라인이 중단된 채 인력 이탈의 위험성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이 확정돼야 라인을 돌릴 수 있는데, 기다리다 못 버티고 도산 위기에 처한 기업도 많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사업이 묶여 있으면 유럽의 안 좋은 선례를 그대로 따라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앞서 유럽에서는 회원국 합의주의와 정치적 이해관계에 묶여 아리안6 발사체가 10년 이상 지연되면서 자국 위성을 미국 로켓에 실어 발사하는 일이 있었다.

최수진 의원은 “이번 차세대 발사체 지연 사태는 기술의 한계가 아니라 행정의 무책임과 리더십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행정은 멈췄지만 산업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정부는 더 이상 절차에 갇히지 말고 즉각적인 결단으로 산업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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