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수원삼성이 본격적인 승강 플레이오프 준비에 나선다.
지난 주말 K리그2 우승팀이 정해졌다. 25일 먼저 경기를 치른 수원이 전남드래곤즈와 2-2로 비기면서 주춤했고, 인천이 26일 경남FC를 3-0으로 꺾으며 자력 우승을 확정지었다.
수원 입장에서는 중요한 순간마다 인천을 따라잡지 못한 게 우승 실패로 이어졌다. 인천은 7월까지 리그에서 단 2패만 거두며 독주 체제를 구축했으나 8월부터 리그 12경기에서 4승 5무 3패로 크게 흔들렸다. 승점 36점 중 19점을 잃어버린 셈이다. 그런데 수원은 이 시기에 함께 흔들렸다. 같은 기간 5승 4무 3패를 기록했다. 승점 36점 중 17점을 내려놓았다. 이미 격차가 10점으로 벌어져 있었기에 계속된 승리가 필요했지만 그때마다 상대에 발목을 잡혀 인천이 마지막까지 1위를 놓치지 않는 모습을 바라봐야만 했다.
인천과 세 차례 맞대결에서 1무 2패로 승리하지 못한 것도 뼈아팠다. 수원은 3월 1일 첫 맞대결에서 상대 문지환이 먼저 레드카드를 받았음에도 전반에만 이기제와 권완규가 잇달아 퇴장당하며 인천에 0-2로 패했다. 6월 15일 홈에서 치른 맞대결도 1-2로 졌다. 10월 8일 인천 홈에서 열린 경기가 마지막 추격 기회였는데, 수원은 인천과 1-1로 비기면서 추격 동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인천이 무승부에도 마치 승리한 것처럼 기뻐했던 데에는 이 경기로 우승에 매우 가까워졌기 때문이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수원은 2위 수성이 유력하다. 3경기가 남은 시점에서 리그 3위 부천FC1995와 격차가 7점으로, 1승만 거두면 2위 확정이다. 맞대결 상대도 충북청주FC, 안산그리너스, 김포FC로 사실상 승격이 좌절된 팀뿐이다. 수원이 시즌 내내 경기당 2골에 달하는 막강한 공격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2위권과 승점 차를 충분히 벌릴 수 있었다.
수원은 이제부터 승강 플레이오프 준비에 돌입한다. 수원은 9월부터 1위 추격과 별개로 3위권과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설령 인천을 넘어서지 못하더라도 2위를 지킨다면 남은 리그 경기를 승강 플레이오프 준비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수원이 흔들릴 때 3위권 팀들도 엎치락뒤치락하며 비슷한 승점을 잃었고, 수원이 남은 기간 승강 플레이오프 준비에 힘을 쏟을 여력이 생겼다. 변성환 감독이 서울이랜드와 마지막 리그 경기나 인천과 마지막 맞대결 등에서 오랫동안 준비한 맞춤 전술로 희망을 보였다는 점에서 승강 플레이오프를 준비할 기간이 생긴 건 분명한 호재다.
수원은 비록 이번 시즌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K리그2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승점 추이만 놓고 보면 이미 지난 시즌 1위 FC안양의 승점을 넘어섰고, 남은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근 5년간 2022년 광주FC(당시 승점 86)를 제외한 모든 1위팀 승점을 뛰어넘게 된다. 이는 2022시즌 광주에 밀려 리그 2위에 오른 대전하나시티즌(당시 승점 74)을 연상케 한다. 당시 대전은 리그 최다 득점과 비교적 실점이 있었다는 점에서 현재 수원과 비슷하며, 2020년대 이후 유일하게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K리그2 팀이었다.
주요 전력이 복귀한 점도 수원이 승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탄력을 얻을 만한 요인이다. 시즌 초반 중심축으로 기능했으나 부상 등으로 한동안 전력에서 이탈했던 윙어 브루노 실바, 센터백 권완규 등이 출격 준비를 마쳤다. 지난 경기 아찔한 부상으로 우려를 샀던 세라핌도 예상보다 부상이 심각하지는 않아 승강 플레이오프 전까지는 돌아올 수 있을 전망이다.
수원은 충북청주전을 위해 선수단 훈련을 재개했다. 누구도 승강 플레이오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고 다가오는 충북청주와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선수단도 벌써부터 승격 준비에 마음을 뺏기지 않고 들뜨지 않는 분위기를 유지하고자 노력 중이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을 K리그1 11위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는 11위 제주SK 혹은 10위 수원FC가 유력한 후보다. 9위 울산HD, 8위 안양도 11위 가시권이라고 할 만하며, 현재 최하위인 대구도 11위 입성에 자그마한 가능성이 있다. 제주와 격차를 10점으로 벌린 광주FC를 제외하면 모두가 11위 가능성이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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