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지하주차장 내 화재 안전이 부동산을 넘어 사회 전반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실내 전기차 충전소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초기 진압이 어려워 대형 참사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이런 가운데 시흥시에서 건설 중인 ‘시흥 신천역 해링턴타워 709’가 국내 최초로 전기차 충전소 화재 확산 차단 시스템 ‘FSD(Fire Safety Dome)’를 도입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FSD 시스템은 지하주차장 내에 가벽을 세우고 준불연 필름 ‘파이어컷(Fire Cut)’을 부착해 화재 확산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케이피투가 자체 개발했다. 핵심 소재인 ‘골드론 파이어컷’은 알루미늄 필름, 유리섬유, 흑연을 복합한 준불연재로, 1천50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불길을 막을 수 있다. 기존 소방설비보다 설치가 간편하고 유지관리 비용이 적어, 안전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최근 현장에서 진행된 모의 화재 실험에서는 연기에 반응한 화재 차단막(롤스크린)이 자동으로 내려오며 불길의 확산을 완벽히 차단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연기 감지부터 차단막 작동까지 모든 과정이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며, 실제 화재 상황에서도 실효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외에서 잇따른 대형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가연성 자재’가 지목되면서, 불연성 소재와 화재 차단 설비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전기차 화재와 올해 부산 기장 리조트 공사장 화재 역시 가연성 자재로 인해 불길이 급속히 번진 사례로, 설계 단계부터 안전 설비를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흥 신천역 해링턴타워 709’는 국내 최초로 FSD 시스템을 실 주거시설에 적용한 단지로, 지하 2층~지상 27층, 총 194실 규모의 주거형 오피스텔이다. 주차장에서 거주 공간으로의 화재 확산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춰, 안전성을 강화한 ‘프리미엄 설계’로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외관 디자인보다 중요한 것은 입주민의 생명을 지키는 안전 설비”라며 “지하주차장 등 고위험 공간에 대한 화재 차단 시스템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수 ㈜케이피투 대표는 “대형 사고가 터질 때마다 잠시 경각심이 높아지지만, 금세 잊히는 게 현실”이라며 “국민 안전을 지키는 기술은 선택이 아닌 국가 기준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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