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 경기 침체 여파로 주류 소비가 줄며 주요 주류업체들의 3분기 실적이 부진할 전망이다. 하이트진로·롯데칠성 등 주요 기업의 매출·이익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소비 한파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물가 부담과 외식 위축이 겹치면서 주류업계의 ‘연말 특수’마저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6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799억원으로 0.9% 하락이 예상된다. 추석 연휴와 소비쿠폰 지급 등 일시적인 소비 진작 요인이 있었음에도 전체적인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못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증권가에서는 소주·맥주 모두 판매량이 정체된 가운데, 판가 인상 효과도 한계에 다다랐다고 진단한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80억원으로 1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는 음료 부문과 해외 자회사 필리핀펩시(PCPPI) 수익성 개선이 반영된 것으로 주류 부문은 침체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매출액은 1조986억원으로 3.2% 증가가 점쳐진다.
비상장사인 오비맥주는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맥주 소비가 전반적으로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 이후 외식 빈도가 감소하면서 생맥주 판매 비중이 낮아졌고, 가정용 소비로의 전환도 예년만큼 활발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물가 상승과 가계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절주’를 택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주류업계는 하반기 성수기인 연말을 앞두고도 뚜렷한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회식 문화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건강한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음주 빈도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고물가와 고금리로 가처분소득이 감소한 것도 주류 소비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연말 송년회와 모임 수요로 주류 소비가 급증했지만, 최근에는 비대면 회식이나 소규모 모임이 일반화되면서 예년 수준의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소비자 취향이 저도주, 무알코올 제품으로 다변화되면서 전통 주류 매출이 압박받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4분기 역시 전년 대비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칠성 모두 판가 인상 여력이 제한되고 원재료 가격 부담이 여전하다”며 “소비심리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내년 상반기까지 업황 둔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주류업계는 불황 속 돌파구로 프리미엄·무알코올(제로)·저도주 포트폴리오와 해외시장 공략을 병행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수출 통합 브랜드 ‘진로’로 현재 86개국에 진출해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연간 해외 소주 매출 5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내년 완공을 목표로 베트남에 첫 해외 생산기지를 건설 중이다. 오비맥주는 자체 개발한 첫 소주 브랜드 ‘건배짠’을 말레이시아·대만·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에 수출 중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해외 매출 비중을 지난해 37%에서 오는 2028년까지 45%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대표 수출 제품인 과일소주 수출액은 지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연평균 20%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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