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말하는 AGI(범용인공지능)나 파워풀 AI는 노벨상을 받은 학자보다 더 똑똑한 존재 1000명이 데이터센터에 있는 수준이 될 것입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는 28일 서울 코엑스 마곡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국제연구산업컨벤션(IRIC) 2025에서 '과학을 위한 AI: 연구산업의 도전'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 대표는 인공지능(AI)이 인류에게 가장 큰 공헌을 할 분야로 'AI 포 사이언스(AI4S, 과학을 위한 AI)'를 꼽았다.
그는 "현재 나와있는 AI의 지능 수준을 아이큐(IQ)로 환산하면 이미 IQ 148에 달할 것이다. 이 자리에 있는 분들 대부분보다 IQ가 높을 것"이라며 AI가 이미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에 IQ 134 수준에서 빠르게 발전했고, 지금 같은 속도로 발전하면 2~3년 뒤에는 더 압도적인 지능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대표는 이같은 빠른 진화를 통해 AI가 과학 난제를 해결하고 인류 문명에 기여하는 '재능의 폭발'을 주도할 것이라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했다.
◆인류에 가장 크게 기여할 AI는 '과학을 위한 AI'…알파폴드 넘어 핵융합·신소재까지
AI4S는 과학의 새로운 지평과 발견을 가능케 하는 핵심 동력으로 평가된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많은 과학 분야에서 AI를 활용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AI4S에서는 챗GPT처럼 흔히 사용되는 AI에서 쓰이는 LLM(초거대언어모델)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문제 특성에 맞춰 다양한 AI 모델이 활용된다. 화학·물리학·생물학 등 각 분야를 위한 새로운 파운데이션 모델 연구도 활발하다.
AI4S는 노벨화학상 수상의 영예를 거머쥔 구글 알파폴드의 단백질 구조 분석을 넘어 신소재 발견, 새로운 신약 개발 등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새로운 바이러스를 디지털 형태로만 만들어내 시연했으며,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을 찾거나 내성이 강한 박테리아 치료제를 개발하는 등 구체적인 결과도 도출 중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기여가 크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핵융합 발전 분야다. 핵융합 발전을 위한 플라즈마 시뮬레이터 구축과 제어에 AI 기술이 활용되는 것. 구글의 경우 핵융합 전문업체에 대한 투자를 발표하고 AI 기술을 통해 안정성과 경제성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AI가 AI를 발전시키는 시대 곧 온다…'재능의 폭발' 경계 필요성도
한 대표는 AI4S가 과학자의 연구를 돕는 수준을 넘어 AI 자체가 과학자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딥마인드의 'AI 코-사이언티스트(AI Co-Scientist)'는 가설 검증 등을 수행하며 인간 과학자와 협력한다.
더 나아가 기대와 우려를 함께 받는 미래 영역은 'AI가 AI를 발전시키는' 단계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AI가 아직은 사람의 손에서 발전되고 있지만 이제 AI가 AI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AI 코드를 업그레이드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며 "AGI 레벨에 도달하면 엄청난 속도로 AI가 진화하는 '재능의 폭발'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코딩 AI인 '알파이볼브(AlphaEvolve)'가 인간이 풀지 못했던 알고리즘을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한 대표는 이같은 AI 재능의 폭발에 대한 윤리적·사회적 논의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AI가 개선한 알고리즘을 인간이 제대로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을지 문제가 남아있다"며 "이것이 입증되지 못한다면 마법사 지니를 마음대로 풀어놓은 것과 다름없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AI4S 최종 진화 또한 '피지컬 AI'…연구 장비들이 스스로 실험부터 분석까지 한다
AI4S의 최종 진화 단계 또한 AI 에이전트와 과학자의 협력을 넘어, AI가 실제 장비나 로봇을 구동해 실험까지 해보는 '피지컬 AI'와의 융합 단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딥마인드의 '알파 오토DNA(Alpha AutoDNA)'는 AI가 실험실의 모든 장비를 직접 구동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완전 자동화를 목표로 한다. 말그대로 실험실 내 장비들이 스스로 실험을 하듯 '현미경이 생각하고, 피펫이 판단하며, 배양기가 학습하는 자율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되는 셈이다.
피지컬 AI 구현을 위해서는 디지털 트윈과 세상의 물리적 상황을 이론적으로 이해하고 해석하는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연구 장비 제조사의 역할 변화가 불가피해진다.
한 대표는 "기기를 만드는 회사는 더 이상 장비를 파는 게 아니라, AI 에이전트를 조율·관리하는 서비스 회사, 즉 AI가 과학을 수행하게 만드는 '플랫폼 사업자'로 변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AI는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을 넘어, 일의 본질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AI가 스스로 세상을 경험·판단·이해하면서 진화하는 시대로 넘어가야만 연구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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