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전문가 관측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중 정상이 30일 부산 회담에서 양측 무역협상팀이 준비한 프레임워크(기본틀)에 합의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는 무역전쟁 종식을 위한 첫걸음에 불과하며 이행 과정에서 시험대에 직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후 처음으로 대면 회담을 할 예정인 것과 관련해 양측이 협상 과정에서 '줄타기'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견해를 소개했다.
앞서 미중은 25∼26일 말레이시아에서 고위급 협상을 갖고 프레임워크 안을 마련했으며,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를 유예하는 대신 미국은 대중국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조치는 미중이 이달 들어 발표한 것들이다.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침 리 선임 애널리스트는 "미중이 협상 과정에서 광범위하게 (협상) 카드를 썼고, 이러한 입장에서 다소 물러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미중 정상이 합의하더라도) 특히 합의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긴장이 여전히 부글부글 끓을 수 있다"면서 "쟁점 분야가 매우 많은 만큼 조만간 이견이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를 것"이라고 봤다.
싱가포르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의 스티븐 올슨 객원 선임 연구원은 "미중이 정상회담에서 강해 보이려 하다 보니 다소 도발적 움직임이 있었다"면서도 "양측이 정상회담을 탈선시킬만한 레드라인을 넘지 않으려는 의사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정상 회담 합의로 특정 이슈와 관련한 긴장을 완화하고 짧게나마 미중 간에 긍정적인 모멘텀을 만들 수 있겠지만, 양측의 구조적 이견이 계속 양자 관계를 규정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한국에서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짧은 허니문을 보게 되겠지만, 근본적인 마찰 요인이 결국 다시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싱크탱크 '연구 및 사회진보 센터'(CeRSP)의 제임스 다운스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주요 합의가 발표되겠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 행보를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여전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프레임워크는 첫걸음에 불과하다"면서 "진정한 시험대는 양측의 이행 과정에 있을 것"이라고 봤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이코노믹스를 인용해 이번 정상회담 결과 미중 간 '무역 데탕트(긴장 완화)'가 이뤄질 경우 관세 여파가 제한되고 중국의 대미국 수출이 어느 정도 유지될 수 있다고 봤다.
라나 사제디 등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이 펜타닐 관련 관세 20%를 없애는 대신 품목 관세 및 10% 상호관세를 유지할 경우 중국의 대미국 수출 감소는 10% 미만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관세가 현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예상되는 수출 감소 70%보다 적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 경우 미국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여파 역시 0.5%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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