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 인공지능(AI)·딥러닝 기반의 해양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 자율운항 시스템 기술의 발전으로 해양 모빌리티의 대표 주자인 선박의 개념이 ‘단순한 운송 수단’이 아닌 ‘글로벌 이동형 데이터 인프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봉준 HD현대마린솔루션 상무는 28일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오션테크코리아 2025에 참석해 기조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AI와 자율운항 기술 발전이 불러온 해양 지능화가 바꿀 질서에 대해 소개했다.
최 상무의 강연은 해양 지능화가 학문, 산업, 사회적 관점에서 해운, 조선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란 전제에서 출발한다.
최 상무는 “산업적 새 패러다임과 관련해 조선은 더 이상 단순 제조업이 아닌 ‘지식·데이터 기반 기술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조선소도 기존 하드웨어 제조사에서 데이터 기반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변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박은 데이터 생산 플랫폼으로, 해운은 AI 운영 플랫폼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디지털 트윈 기반의 가상 조선소와 실시간 데이터 해석 시스템의 구현이 실현돼 가고 있으며 HD현대 역시 이러한 전환의 중심에서 피지컬 AI로 귀결되는 데이터 학습 기반의 폐루프(Closed Loop) 기술을 구현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HD현대 계열사의 선박 항해, 기관, 연료·화물 분야 자동화·디지털 기술을 참석자들에게 설명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탄소경영 지원 플랫폼인 ‘오션와이즈(OceanWise)’와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항해 보조시스템 ‘하이나스(Hinas)’를 연동한 통합 솔루션 론칭으로 ‘데이터→판단→제어→실행→피드백의 데이터 폐루프 실제 운영 사례를 통해 성과를 확인해 가고 있다고 전했다.
최 상무는 “오션와이즈는 탄소배출량 저감을 지원하는 AI 기반 최적항로 및 연료절감 운영을 지원한다”며 “HD현대의 조선사업으로 축적된 공학뿐 아니라 경험적 지식에 기반해 데이터 관련 프로세서와 높은 정확도의 데이터 분석을 지원한다. 실제 최적항로 지원을 통한 연료 절감 실증 작업을 수행한 결과 2024년 연간 평균 5.3%의 연료 소모량 감소가 검증됐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통합제어시스템(HiCONiS) ▲스마트십솔루션(ISS) ▲영상기반 모니터링 시스템(HiCAMS) ▲AI 화물 운영 솔루션(AI-CHS) 등 HD현대의 AI 선박 운항·관리 기술을 사례로 제시한 최 상무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개발을 총괄한 HiCONiS는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메탄올·암모니아·하이브리드 전기추진 선박에 특화돼 있다”면서 “LNG, LPG, 메탄올 이중연료(DF) 선박에 적용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 선박에 탑재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기조강연에 이어 속개된 해양 모빌리티의 진화 세션에서는 료타 사카이다 일본선박기술연구협회(JSTRA) 수석연구원이 ’자율운항선박 상품화 전망과 해결 과제‘를 주제로 발제를 했으며 김세원 세종대 교수의 ’어웨이크 AI가 만드는 해운·항만의 미래‘, 김민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선임연권의 ’세일드론, 스타트업에서 방산 기업으로‘를 주제로 각자의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료타 사카이다 연구원은 JSTRA에서 수립·수행 중인 세계 최초의 완전 자율운항선박 실증 수행 프로젝트 ’메구리(MEGURI) 2040‘에 대해 소개했다.
2022년 1단계 실증사업을 완수한 메구리 프로젝트는 19인승 소형 여객선부터 16만톤 이상의 초대형 카페리선까지 다양한 선박을 활용해 선박의 통항이 빈번한 혼잡 항로에서 완전 자율운항 방식의 장거리 항해 실증을 수행했다.
1단계 실증에서 87%의 성공률을 기록함으로써 현실 조건에서 자율운항 선박의 운항이 가능하다고 확인했다는 료타 연구원은 “2단계 실증 수행 이전에 철저한 연구개발을 거쳐 ▲자율운항 ▲원격제어 ▲선박의 자동 이·접안 기능을 테스트한 후 실증 선박에 이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착수한 2단계 실증에서는 현재까지 99.7%의 성공률을 보였고 항해 거리도 7900㎞에 달했다”면서 “2단계는 자율운항 선박 관련 국내 규범 마련과 국제 규범으로의 확대 적용을 위해 국제해사기구(IMO)와 적극적으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완전 자율운항선박이 상용화된다 해도 사람과 기계 간의 상호작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아무리 완벽한 자율운항시스템이라도 항만 이·접안 시 사람인 도선사의 역할은 중요하며 무엇보다 사회적 수용 즉, 대중이 완전자율운항 선박이 안전하다는 인식을 받아들여야만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 단순히 관련 법·제도만 갖고는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 사이버 보안 측면에서도 맨파워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라고 강조했다.
료타 사카이다 연구원은 “완전 자율운항선박의 규제와 관련 일본 정부의 프레임 워크는 2022년 마련됐다”면서 “현재 계획상으로는 국제 해역에서의 실증을 성공적을 마친 후 2030년부터 상업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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