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패션업계가 독자 브랜드 대신 해외 유명 브랜드의 ‘라이선스’를 택하며 생존 전략을 다변화하고 있다. 고물가와 소비 위축 속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 유통업체 매출 동향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패션 상품군 매출은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2.6% 감소했다. 주요 패션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역시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 2964억원, 영업이익 7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분기 대비 각각 9.2%, 53.4% 감소한 수치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같은 기간 매출이3086억원으로 3.8% 줄었으며, 영업손실 2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패션 시장이 전반적인 침체 국면에 접어들며 업계는 라이선스 브랜드를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내 라이선스 브랜드 수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23년 말 기준 라이선스 브랜드를 운영하는 국내 기업은 78개사로 브랜드 수는 665개였으나, 지난해는 80개사, 690개 브랜드로 증가했다. 이는 자체 신규 브랜드 론칭 수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많은 추세다.
기업들이 라이선스 브랜드를 선택하는 배경에는 리스크 관리가 자리한다. 신규 브랜드를 자체 기획해 론칭할 경우 제품 개발부터 유통·마케팅까지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해외 브랜드의 라이선스를 도입하면 이미 확보된 인지도와 이미지 덕분에 마케팅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선스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익숙한 글로벌 이미지를 활용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고 매출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며 “자체 브랜드 경쟁력이 약한 기업에게 현실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라이선스 브랜드 론칭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코오롱FnC는 아웃도어 브랜드 ‘헬리녹스’ 패션 라인을 선보였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모터사이클 브랜드 ‘할리데이비슨’의 라이선스를 도입해 의류 라인을 론칭했다.
라이선스 브랜드 론칭을 통한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더네이쳐홀딩스가 지난 2023년 론칭한 ‘브롬톤 런던’은 올해 2분기 누적 매출 기준 성장률이 212% 성장했다. 하이라이트브랜즈가 운영하는 ‘코닥 어패럴’ 역시 지난 6월 대만 팝업스토어에서 3주간 약 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선스 브랜드가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잡고 있는 추세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선스 브랜드의 실적이 주효하게 작용하면서, 패션업계에서도 이를 전략 중 하나로 삼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침체된 패션 시장에서 ‘안정성과 효율’을 동시에 노리는 현실적 대응책이라는 풀이다. 시장 성장 둔화와 고비용 구조 속 패션업계가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라이선스 브랜드 확산이 국내 브랜드의 정통성과 고유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브랜드만의 헤리티지와 자생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실적 부진에 빠질 경우 고정적인 로열티 지급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수익 구조가 일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로열티와 운영비가 동시에 발생하면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인 생존 전략 측면에서는 시장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속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려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한국패션협회 관계자는 “국내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도 사실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만큼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며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기에 경기가 안좋은 상황이며 트렌드 변화, 소비 경향을 예측해서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하는 건 현재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기업들이 자체 브랜드 발굴보다 라이선스를 도입해 성장시키는 부분을 효율적으로 판단해 증가하는 추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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