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무역 협상의 장기화와 미중 무역 갈등 심화로 인해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보는 소비자 심리가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1년 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은 오히려 커졌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5년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8로 전월 대비 0.3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7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하는 심리지표로, 2003년부터 2024년까지의 장기 평균값(100)을 기준으로 삼는다. 지수가 100을 상회하면 소비심리가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의미한다.
세부 지표를 보면 현재경기판단CSI는 전월과 같았고, 향후경기전망CSI는 3p 하락했다. 향후경기전망 지수는 7월 이후 4개월째 내림세다.
이혜영 한국은행 경제심리조사팀장은 "한·미 무역 협상의 장기화와 미·중 무역 갈등 재부각 등 통상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소비심리가 다소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택가격전망CSI는 122로 전월 대비 10p 상승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의 상승폭이 커지면서 향후 1년 내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가격전망CSI는 1년 뒤 주택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를 보여주는 지표로, 기준치 100을 웃돌면 '상승'을 예상하는 가구가 '하락'을 예상하는 가구보다 많음을 뜻한다.
이번 조사는 9월 14~21일에 실시됐다. 한국은행은 "조사 기간 중인 15일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출 규제 대책(10·15 대책)이 발표됐으나, 설문 응답자의 약 75%가 발표 전일인 14일에 응답해 해당 대책의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달 취업기회전망CSI는 전월과 동일했고, 금리수준전망CSI는 2p 상승했다.
한은은 "환율 변동성과 부동산 가격 상승 우려로 인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보다 0.1%p 올랐다. 3년 후와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도 모두 2.6%로 0.1%p 상승했다. 이는 최근 환율 상승과 물가 오름세 확산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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