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조민정 청주 휴한의원 원장. ⓒ휴한의원
눈을 깜빡이거나 얼굴을 찌푸리며 머리를 움직이는 행동, 혹은 의미 없는 소리를 반복적으로 내는 습관이 지속된다면 ‘틱장애’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틱장애는 특정 부위의 근육이 의지와 상관없이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신경계 조절 이상 상태를 말한다. 많은 부모가 처음에는 “버릇이겠지”하고 넘어가지만, 실제로는 뇌의 억제 회로가 피로해지며 나타나는 기능적 불균형이다.
뇌 속에는 불필요한 움직임을 억제하고 필요한 행동만 선택하도록 돕는 신경회로가 있다. 이 회로는 특히 기저핵과 전두엽, 운동피질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움직임을 조절한다. 그러나 피로, 스트레스, 수면 부족, 과도한 자극이 누적되면 이 억제 회로가 느슨해지면서 통제되지 않은 근육 움직임 반응이 나타난다. 이를 ‘틱 행동’이라 부른다.
틱장애는 어린이 연령에서 가장 흔히 발병한다. 유아·소아·초등학생 시기 무렵 처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남자 아동에게서 상대적으로 높은 빈도로 보고된다. 학업 스트레스, 감정 억압, 완벽주의적 성향,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 같은 요인들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환경적 요인이다. 특히 긴장하거나 피곤할 때 증상이 심해지고, 편안한 상태에서는 일시적으로 완화되는 특징이 있다.
틱장애 증상은 크게 운동틱 및 음성틱 증상으로 나뉜다. 운동틱은 눈깜빡임, 코 찡긋, 목 고개 돌림, 어깨 움찔, 배 들썩임, 손 팔 움직임 같은 형태로 나타나고, 음성틱은 기침 소리나 콧소리, 헛기침, 짧은 단어 발성, 혹은 의미 없는 소리로 나타나며 비염 증상과 중첩되기가 쉽다.
일부 환자는 두 가지가 함께 나타나는데, 이 경우 복합틱으로 분류된다. 증상이 1년 미만이면 일과성 틱, 1년 이상 지속되면 만성 틱장애로 구분하며, 운동틱과 음성틱이 모두 1년 이상 지속되면 뚜렛증후군으로 진단하기도 한다.
틱장애 원인은 단일하지 않다. 유전적 소인이 일정 부분 작용하고, 도파민·세로토닌 같은 신경 전달물질의 균형 이상이 억제 회로의 불안정을 유발한다는 연구도 있다. 또 뇌의 자율신경계 기능이 항진, 과활성화되어 항상 긴장 상태로 머물면 작은 자극에도 과도한 반응이 유발된다. 성장기에는 뇌가 빠르게 발달하면서 회로 간 연결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러한 불균형이 쉽게 드러나기도 한다.
증상이 처음 나타날 때 중요한 것은 조기 대처이다. 아이가 틱 행동을 보일 때 “그만해”라며 제지하거나 꾸짖으면 오히려 긴장이 더 높아져 증상이 악화된다. 참으려는 의식이 억제 회로를 더 자극해, 틱이 더 강하게 튀어나오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호자와 교사는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기보다, 편안한 환경을 유지하고 긴장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청주 휴한의원 조민정 원장은 “틱장애 증상은 반복되거나 만성화될 경우 불안장애, ADHD, 강박증, 우울증 같은 2차적 신경 정신과 문제가 동반되기 쉽다. 청소년 시기에 있어서는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행동에 대해 부끄러움과 무력감을 느끼며 사회적 회피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진행되면서 성인 틱 증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단순한 행동 문제가 아니라 신경조절 이상이라는 신체적 신호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틱 증상이 있는 아동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쉬어갈 여유이다. 일정한 수면 리듬 유지, 전자기기 사용 시간제한, 카페인 섭취 최소화, 긴장 완화를 위한 가벼운 운동이나 심호흡 등이 틱 증상 관리에 좋다. 학교나 가정에서도 완벽함을 강요하기보다 괜찮다는 안전감을 제공하는 것이 뇌의 안정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조민정 원장은 “틱장애는 단순한 버릇이 아니라, 뇌가 스스로를 조절하기 어려워진 상태를 보여주는 하나의 경고 신호다. 아이가 내는 반복적 움직임 속에는 ‘지금 너무 지쳤다’는 뇌의 언어가 숨어 있다. 그 신호를 억누르기보다 이해하고 조기에 개입하여 치료하는 것이 회복의 출발점이다”고 전했다.
조민정 원장은 “틱장애 증상은 그 과정이 길 수 있으며 변동이 심할 수 있다. 신경계가 회복의 리듬을 되찾는 데는 충분한 시간과 환경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신경이 다시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 이해와 여유가 결국 뇌의 회복력을 키우는 길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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