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체계·과도한 노동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 종사자의 노동권이 침해되는 구조적 문제가 심각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8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 JU에서 '화려한 K-POP 산업, 이면의 노동을 조명하다' 토론회를 열었다.
종사자 29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27일까지 총 19회에 걸쳐 진행된 인터뷰 결과도 공개됐다. A&R(음반제작), 매니저, 스타일리스트 등 다양한 직군이 대상이었는데 주로 20~30대 여성이었다.
이들의 보수는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인터뷰 참여자의 평균 임금은 295만원(전체 중위 67% 수준)으로 월 300만원 초과 400만원 미만이 13명으로 절반에 가까웠다. 하지만 근무시간에 비해 수당이 적다는 인식이 많았다. 추가근무 수당을 못 받는 경우도 많았고, 최저시급을 받지 못하는 이도 있었다.
성과급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성과 측정 방법 역시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K-POP 등 한류 열풍에 기획사는 늘어나고, 정부에서도 규제를 완화하는 등 산업을 키우려 하고 있지만 노동환경이 개선될 여지는 없다는 취지다.
발제를 맡은 이채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기획차장은 "신생 업체가 많이 설립됐는데, 산업구조가 체계적이지 않다 보니 대규모 기업에도 운영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정착되지 못했다"며 "전반적으로 낮은 임금과 높은 업무강도 속에서 이직이 잦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업무 변동성이 크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요구되고 다른 팀과 유기적으로 협업해야 하는 일이 많았다. 심한 경우 새벽에도 업무 관련 연락이 온다고 했다.
업무 스트레스와 과도한 노동 시간으로 인한 동료 노동자와 아티스트의 감정을 받아내야 하는 부분도 업무의 큰 어려움이라고 했다. 인터뷰 참여자 중 20%는 단순한 스트레스를 넘어서 정신적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이렇듯 산업에서 종사자들은 일종의 '열정페이'가 강요되는 구조 속에 놓여 있는데, 정작 문제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신원 확인이 쉽고 생계에 위협이 생길 수 있어서다. 또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한 산업 특성상 연예인에게 막대한 투자는 하지만, 종사자에게는 희생을 요구한다는 게 센터 측 설명이다.
토론에 참여한 이종임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강사는 "잦은 이직으로 노하우 축적이 안 되니까 상위 관리자가 모든 부분을 컨트롤하게 되는 구조"라며 "제한된 인력은 그대로인데 노동 시간을 늘려서 24시간 일을 시키는 방식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수 노무법인화평 공인노무사는 "대중문화로 엮어서 다양한 분야를 한 번에 실태조사 하다 보니 이것만 가지고 실태 파악이 어렵다"며 "엉터리 근로계약서 말고 진짜 근로계약서를 고시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한솔 노동건강연대 사무국장은 청년 여성 노동자의 노동 특징으로 ▲육체노동 ▲능력 증명 부담 ▲돌봄노동 등을 짚었다.
박 사무국장은 "청년 여성이 겪는 문제가 산업재해로 인정되지 않고 케이팝은 예술인의 힘듦으로 치부되고 있다"며 "일하는 누구든지 고용형태와 상관없이 산재보험, 유급병가, 상병수당이 마련돼야 회복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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