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해병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이명현)이 오는 3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소속 전 부장검사의 국회 위증 혐의 수사 지연 의혹과 관련 오동운 공수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오 처장을 31일 오전 9시30분부터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처장은 공수처법에 따라 송창진 전 수사2부장검사의 국회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대검찰청에 통보하지 않고 수사를 고의로 지연하는 등 '제 식구 감싸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공수처법은 공수처장이 공수처 검사의 범죄 혐의를 발견할 경우 관련 자료와 함께 이를 대검에 통보해야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난해 7월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송 전 부장검사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채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로비 의혹에 연루된 사실을 같은 달 10일까지 몰랐다고 증언했다.
국회 법사위는 송 전 부장검사가 공수처에 오기 전인 2021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이 전 대표의 변호인이었다는 사실을 토대로 송 전 부장검사가 이 전 대표에 대한 의혹을 몰랐을 리 없다며 지난해 8월 위증 혐의로 그를 고발했다.
고발 사건을 배당받은 수사3부는 송 전 부장검사에게 죄가 없고, 해당사건을 대검에 통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에 대한 수사는 1년 동안 미뤄지다 지난 6월 출범한 특검이 공수처로부터 관련 사건을 이첩받으면서 재개됐다.
특검팀은 해당 의혹과 관련 오 처장을 비롯해 이재승 차장검사, 박석일 전 수사3부장검사를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해왔다.
특검팀은 오 처장을 상대로 공수처 지휘부가 수사팀으로부터 보고 받은 내용, 수사 지휘 상황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이날 오 처장의 조사 일정이 외부에 알려진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이에 대해 정 특검보는 "특검은 사건의 주요 피의자·당사자에 대한 조사 일정은 공개해왔다"며 "공수처장 조사와 관련해 비공개로 부를 계획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공보 원칙에 따라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특검팀은 송 전 부장검사를 오는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공수처장 직무대리를 맡았던 김선규 전 수사1부장검사도 내달 2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송 전 부장검사는 국회 위증 혐의와 함께 해병대원 순직사건 외압 의혹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부장검사도 같은 혐의 피의자 신분이다.
특검팀은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을 수사 과정에서 공수처 부장검사들이 해병대원 순직사건 외압 의혹 수사를 방해한 정황도 포착해 송 전 부장검사와 김 전 부장검사를 입건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선규 전 공수처 수사1부장검사가 '총선 전에 관련자를 소환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총선 이후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기류가 보이자, 김 전 부장검사가 '특검법 거부권 행사의 명분이 필요하니 서둘러 조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도 받았다고 한다.
특검팀은 당시 공수처장 직무대리를 맡았던 김 전 부장검사가 수사를 의도적으로 은폐하려고 했는지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해 6월 오 처장이 주재한 회의에 참석한 송 전 부장검사가 '(대통령 수사 외압 의혹)은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결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관계자 진술도 확보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송 전 부장검사가 '자신을 결재라인에서 배제하면 사표를 내겠다'고 발언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통신기록 보존 기한인 1년 안에 이를 확보하려는 공수처 수사팀의 시도를 사실상 막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공수처 2인자인 이 차장을 직무유기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정 특검보는 이 차장 조사와 관련 "국회 법사위가 송 전 부장검사를 고발한 사건 관련 법령에 따라 적절히 처리했는지, 처리 과정에서 공수처 내부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특검팀은 수사 기간 연장 요청에 대한 대통령 승인도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에 특검 수사 기간은 내달 28일까지로 연장됐다. 정 특검보는 "남은 한 달 동안 수사를 마무리하고 소임을 다 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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