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에서 석화로”…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완공 앞두고 바뀔 업계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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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에서 석화로”…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완공 앞두고 바뀔 업계 지형도

한스경제 2025-10-28 11:15: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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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석유화학단지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서 TLS(Tower Lifting System)를 활용해 프로필렌 분리 타워를 수직으로 세우고 있는 모습./ 에쓰오일 제공
울산 석유화학단지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서 TLS(Tower Lifting System)를 활용해 프로필렌 분리 타워를 수직으로 세우고 있는 모습./ 에쓰오일 제공

| 한스경제=김창수 기자 | 국내 정유·석유화학산업이 구조적 저수익성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가운데 에쓰오일(S-OIL)의 9조원 규모 초대형 석유화학 설비 완공을 앞두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Shaheen Project)’로 명명된 이 사업은 기존 정유 사업을 넘어 고부가가치 화학사업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것으로 향후 국내 정유·석화업계 재편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원유 가격, 정제마진, 글로벌 수요 부진 등 외생 변수와 정부 구조조정 기조는 향후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에쓰오일은 울산 온산공단 내 약 70억달러(한화 약 9조6000억원) 규모로 진행 중인 샤힌 프로젝트를 내년 상반기 준공 목표로 담금질에 한창이다. 현재 약 85%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이 설비는 연간 에틸렌 180만톤, 프로필렌 77만톤, 부타디엔 20만톤, 벤젠 28만톤 등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단일 복합화학시설이다.

글로벌 에너지기업 사우디 아람코(Aramco)의 기술 및 자금이 투입됐다. 아람코는 에쓰오일 지분 63.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특히 이번 설비에는 ‘TC2C(Thermal Crude-to-Chemicals)’라는 독자 기술이 도입돼 눈길을 끈다. 기존에는 원유를 정제해 나프타 등 중간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다시 분해,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했다.

TC2C 기술은 원유를 곧바로 화학제품으로 전환, 공정을 단축하고 효율을 높인다. 에쓰오일은 이 기술을 통해 기존 10~20% 수준이던 원유에서 화학제품으로의 전환율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설비 확장을 넘은 기존 정유 중심 수익구조를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중심으로 체질 전환하려는 전략적 시도다. 글로벌 탈탄소 전환, 정제마진 악화, 석유 수요 정체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성장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다만 샤힌 프로젝트는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직면한 공급 과잉 리스크와 더불어 정부 구조조정 기조와도 일부 맞물려 중장기 수익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 중국은 2014년 연간 1950만톤 수준이던 에틸렌 생산능력을 2024년 5270만톤으로 급격히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파로 국내 업체들 가동률이 하락하고 주요 나프타 분해설비(NCC) 사업자들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8월 석유화학 산업 구조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나프타 기반 NCC 생산능력을 약 25%(270~370만톤) 가량 감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샤힌 프로젝트가 NCC가 아닌 TC2C 기반 고효율 설비이므로 구조조정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나온다. 다만 이 프로젝트가 석유화학 업계 전반 공급과잉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단기 수익성 개선이 지연될 경우 막대한 투자에 따른 회수 기간 장기화 및 재무부담 확대가 불가피할 수 있다.

에쓰오일 실적은 이미 둔화세다.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3440억원, 순손실은 668억원으로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2024년 연간 기준으로도 순손실 1634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 -2.0%를 기록했다. 향후 대규모 설비 투자가 이익 창출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수익구조 왜곡, 차입 부담 누적 등 재무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

샤힌 프로젝트의 실질적 수익화 시점은 2027년 이후로 예상된다.

이때까지 글로벌 석유화학 수급이 안정되고 TC2C 기술 생산성과 효율성이 검증될 경우 국내 정유업계에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반면 원유 가격 급등, 환율 변동, 경쟁국 설비 확장, 정부 감축정책 강화 등 변수가 부정적으로 작용할 경우 투자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샤힌 프로젝트는 단순한 대규모 설비 투자를 넘어 한국 석유화학산업 중장기 재편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라며 “기술 경쟁력, 시장 대응력, 정책 유연성 등 복합적 요인이 결합되는 만큼 이번 프로젝트 성패가 국내 정유·석화 기업들 전략 방향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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