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시간)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열고 최근 급증한 한국인 대상 온라인 사기·납치 사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범죄 공조체계 강화와 피해자 보호를 약속하며 신뢰 회복 의지를 밝혔지만 여행 시장 반응은 아직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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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이후에도 여행 문의 ‘잠잠’
여행업계는 회담 직후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정부 발표 이후 일부 문의가 있었지만 예약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며 “캄보디아뿐 아니라 인근 동남아 전역의 여행심리가 여전히 위축된 상태”라고 말했다. 교원투어 관계자도 “프놈펜, 시아누크빌 등 위험지역 상품은 여전히 판매 중단 상태이며, 씨엠립 중심 상품도 예약률도 예년에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여행업협회(KATA)에 따르면, 9~10월 사이 캄보디아 상품 예약률은 전년 대비 45% 감소했다. 베트남·라오스 등 인근 지역 역시 10~15%가량 줄었다. OTA 플랫폼의 캄보디아 검색량은 한 달 새 40% 이상 감소했으며,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2%가 “캄보디아 사건 이후 동남아 여행을 재고하고 있다”고 답했다.
여행업계는 12월부터 시작되는 겨울 성수기에도 뚜렷한 반등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정상회담이 불안 완화의 계기가 되긴 했지만 여행 소비는 신뢰 회복이 전제돼야 가능하다”며 “연말까지 시장이 ‘관망’ 단계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대형 여행사 3곳 모두 “소비자 심리 회복의 조짐은 아직 없다”며, “캄보디아뿐 아니라 태국·베트남 등 인접국 예약도 정체돼 있다”고 밝혔다.
◇여행심리 신뢰 회복이 최대 변수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단기적 불안 완화의 신호로는 의미가 있지만 시장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심창섭 가천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관광산업은 신뢰산업”이라며 “이번 협의가 안전 확보의 제도적 기반이 되려면, 현지 단속 강화와 피해자 보호 결과가 실제로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아직 노선 조정을 하지 않고 현상 유지를 택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프놈펜 노선을 정상 운항 중이며, 현지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사와 여행사 모두 “심리적 신뢰 회복이 시장의 최대 변수”라며 “이번 겨울 성수기는 회복보다 안정 단계로 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은 동남아 여행시장의 불안을 해소할 첫 단추는 됐지만, 회복의 속도는 아직 미지수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정부 발표보다 소비자 체감이 중요하다”며 “심리가 풀려야 시장이 움직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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