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급 확산과 함께 큰 사회적 과제로 떠오른 배터리 화재에 대응할 국산 기술이 실제 차량 시험에서 성능을 입증하며 주목받고 있다. 기존 소화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배터리 열폭주 확산을 직접 차단하는 접근법을 제시해 소방 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타트업 리모빌리티는 지난 9월 충청소방학교에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과 공동으로 '전기차 화재전용 이동형 화재진압 장비'의 실화재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시험에는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6 실차량이 활용되었다.
이번 시험의 핵심은 장비가 비접근식 원격제어 기술을 이용해 전기차 하부 배터리팩을 직접 관통한 뒤, 소화액을 배터리 내부에 분사하는 방식이었다.
리모빌리티 측에 따르면, 장비는 이 과정을 통해 추가적인 열폭주 현상을 차단하고 배터리 온도를 효과적으로 낮추는 결과를 보였다. 더불어 화염 확산을 막고 재발화 방지 성능까지 확인하며 기술의 신뢰성을 확보했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배터리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폭주를 외부 물 분사로는 쉽게 멈추기 어렵고, 진압에 막대한 양의 물이 소요되는 구조적 난제를 안고 있었다. 또한, 긴 시간 지속되는 재발화 위험과 함께 대량의 소방폐수 발생으로 환경적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리모빌리티의 기술은 이러한 기존 소방 대응의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접근법을 취했다. 소화액 누유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배터리를 관통해 화염의 근원을 직접 제압함으로써, 대량의 물을 사용하는 기존 방식 대비 소방폐수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환경 부담 절감 효과도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평가다.
해당 장비는 이미 지난해 조달청 조달 혁신제품에 전기차 화재진압 분야 국내 최초로 등록되었으며, 소방청 소방신기술에도 2025년 상반기 단독 선정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지역 소방본부를 비롯해 한국도로공사 남원지사, 서울특별시 중구시설관리공단, 한국가스공사 통영기지본부 등 총 14곳에 시범 보급되어 현장 맞춤형 성능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장비는 트레일러형 구조로 제작되어 기동성이 높고, 픽업트럭이나 1톤 화물차량과 결합 시 지하주차장 진입이나 협소도로 돌파 등 신속한 출동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갖는다.
리모빌리티는 이번 실화재 시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바닥 매립형, 실내 운용형 포터블 등 다양한 응용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기버스 천정형 배터리 화재 대응 장비 또한 충청남도 화재안전산업 과제로 개발 중이며, 이와 관련해 이미 전기버스 화재 관련 특허 4건을 확보한 상태다.
이재환 리모빌리티 대표이사는 "전기차 화재는 진압이 까다로운 복합적인 양상의 화재이지만, 이번 실증을 통해 장비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확보했다"며 "확인된 개선점을 빠르게 반영해 지속적으로 장비 성능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번 국내 기술의 성공적 실차 시험은 전기차 시대의 안전 확보와 소방 대응 효율화에 긍정적인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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